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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웃의 ‘따뜻한 의심’이 아이들의 등굣길을 바꾼다 - 전남경찰청 보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 문소희
  • 기사등록 2026-03-23 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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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학 시즌을 맞아 긴 겨울의 정적을 깨고 교문이 다시 열렸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학교를 채우고 있지만, 개학은 단순한 ‘새 학년의 시작’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방학 동안 가려져 있던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상처’가 드러나는, 이른바 ‘진실의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는 다른 범죄와 달리 대부분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24,492건이며, 이 중 86%인 20,006건이 가정 내에서 이루어졌다.


이처럼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특성상 많은 사건이 드러나지 못한 채 암수범죄로 남고, 아이들의 도움 신호 역시 놓치기 쉽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신고 건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을 견디고 있는 아이들의 현실을 의미한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더욱 촘촘한 보호의 그물을 만들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특별한 능력이 아닌, 우리 모두의 ‘따뜻한 관심’이다. 이웃, 교사, 편의점이나 식당 종사자 등 아이들 주변에는 아이를 지켜볼 수 있는 어른들이 많다. 계절에 맞지 않는 두꺼운 옷차림, 푹 숙인 고개, 위축된 표정과 같은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세심한 시선이 중요하다.

  

혹시 신고로 인해 불이익을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면 기억해 주길 바란다. 112 신고는 철저한 익명성이 보장된다. 아동학대 신고는 익명으로 가능하며, 한 통의 전화는 위기에 처한 아이에게 ‘동아줄’이 되고, 보호와 지원이 시작되는 출발점이 된다.

  

법적으로 ‘징계권’은 이미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사랑의 매’라는 이름의 잘못된 인식이 남아 있다. 보성을 비롯한 전남경찰은 신학기를 맞아 지자체, 학교와 협력해 위기 아동 발굴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제복 입은 경찰의 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따뜻한 의심’이다.

  

아이들의 웃음이 당연한 권리가 되는 사회. 그 시작은 우리가 마주친 아이에게 건네는 관심 어린 시선과, 용기 있는 신고 한 통에서 비롯된다. 모든 아이들이 등굣길에 슬픔이 아닌 기대를 담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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