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2026년 2월 10일과 11일,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와 (사)한국농어촌치유관광학회, 전북치유농업협회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전주기전대학 RISE사업단이 후원하는 「2026년 치유농업과 AI 농생명바이오 융합 행사」가 전주기전대학과 전북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학술대회나 현장 견학을 넘어, 치유농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치유농업은 이제 ‘부가적 농업 활동’의 단계를 분명히 넘어섰다. 과거에는 농촌체험이나 정서적 힐링 프로그램의 하나로 인식되었지만, 오늘날 치유농업은 인간의 신체·정서·사회적 회복을 농업의 핵심 기능으로 끌어올린 새로운 농업 패러다임이자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고령화, 정신적 소진, 사회적 고립이 일상화된 시대에 농업은 다시 사람을 돌보는 산업으로 호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치유농업을 AI 농생명바이오 기술과 결합된 미래 산업으로 조망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과 생명과학은 그동안 생산성 향상과 자동화, 효율 증대의 도구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그 기술이 ‘사람의 회복’이라는 목적과 결합될 때 농업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정면으로 묻는다. 작물 생육 데이터와 환경 제어 기술, 바이오 기반 분석은 이제 작물을 키우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경험을 설계하고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핵심 기반 기술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치유농업 전문가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학술 발표 대회 역시 이번 행사의 의미를 더욱 확장시킨다. 치유농업은 이미 한국만의 과제가 아니다. 일본은 고령사회 대응과 농촌 돌봄 모델로, 중국은 농촌 재생과 지역 균형 발전의 수단으로 치유농업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로 다른 사회적 맥락 속에서 축적된 연구와 현장 경험이 교차하는 이번 학술 발표는 치유농업이 단일한 정답을 가진 모델이 아니라, 각 지역의 조건에 따라 진화하는 ‘열린 농업’임을 보여준다.
이틀째 진행되는 치유농업 현장 견학 일정 역시 상징적이다. 학술 발표와 정책 논의가 현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치유농업의 본질을 정확히 짚는다. 치유농업은 문서나 이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제 농장에서의 동선과 공간 구성, 작물과의 거리, 지역 음식과의 결합, 참여자의 표정과 반응 속에서 그 가치가 검증된다. 현장은 치유농업이 개념이 아니라 경험임을 증명하는 공간이다.
이번 행사에는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를 비롯해 반려동물, 말산업·스포츠재활, 허브조경 등 다양한 전공 분야가 함께한다. 이는 치유농업이 특정 작물이나 단일 프로그램으로 성립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식물과 동물, 공간과 인간 심리,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치유농업은 비로소 산업으로 기능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치유농업은 농업의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농업 구조 자체의 재편에 가깝다.
「2026년 치유농업과 AI 농생명바이오 융합 행사」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미래 농업의 질문을 생산을 위한 작물의 재배와 작물의 수확량이 아니라 사람의 회복과 관계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은 수단이고, 현장은 실험실이며, 치유는 목적이다. 농업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묻기보다, 농업이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 자리다.
이제 치유농업은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농업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그 흐름을 확인하는 동시에, 치유농업이 기술과 결합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농업의 미래는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 사람과 농업이 다시 만나는 현장에서 조용히 형성되고 있다. 많은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이 흐름을 함께 확인하길 기대한다.
참고문헌
최연우. 2026. 흙을 통해 만나는 무의식의 치유, 칼 융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2.4.).
최연우. 2026. 행동은 환경의 산물, 존 왓슨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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