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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장의 경영 구조와 치유관광의 필요성 - 한국명인명장연구소 대표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01-07 09: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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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이 제도화되면서 ‘치유농장’은 하나의 산업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치유농업 현장의 풍경을 들여다보면, 치유농장은 여전히 정책에 의해 떠밀려 출발한 단계에 가깝다. 유은하 등(2021)의 연구는 이러한 현실을 객관적인 산업 분류와 수치로 드러낸다. 이 연구는 한국표준산업분류체계를 바탕으로 치유농업 산업의 특수 분류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국내 치유농장의 경영 현황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치유농장의 전체 매출 가운데 치유농업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7.8%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는 투입재 산업 40.4%, 파생 산업 11.9%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치유농장이 ‘치유 서비스 제공자’라기보다, 여전히 시설 구축과 자재 투입 중심의 구조 속에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조사 대상 치유농장의 81.1%가 치유농업 운영을 위해 신규 시설을 건설했으며, 그중 조경·공원·녹지 조성이 77.9%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자연을 활용한 치유를 지향하면서도, 경영의 출발점은 여전히 ‘공간 조성’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소분류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이 높은 분야는 공동체 서비스 교육, 정신적 재활치료, 치유농업 농산물 재배업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치유농업의 핵심이 농작물 생산 그 자체가 아니라, 관계 형성과 정서 회복을 매개로 한 서비스에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 규모와 종사자 수를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치유농장의 다수는 매우 영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치유농업이 산업으로서 자생력을 갖추기보다는, 여전히 정부 주도 사업의 틀 안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점을 고려할 때 주목해야 할 것이 ‘치유관광’과의 결합 가능성이다. 치유농업이 농장 내부의 프로그램 운영에 머무를 경우, 참여자 수와 운영 기간은 구조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반면 치유관광은 치유농장을 지역 공간 속으로 확장시킨다.

 

농장, 마을, 숲, 강, 음식, 숙박, 이동 경로가 하나의 치유 경험으로 엮일 때, 치유농장은 단일 사업장이 아니라 지역 기반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 치유관광 관점에서의 경영 모델은 몇 가지 방향 전환을 요구한다. 첫째, 시설 중심 투자에서 경험 중심 설계로의 전환이다. 조경과 건축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치유 효과를 자동으로 담보하지는 않는다.

 

둘째, 단발성 프로그램에서 체류형·연속형 모델로의 전환이다. 치유는 하루 체험으로 완결되기 어렵고, 반복과 축적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 셋째, 농장 단독 운영에서 지역 연계형 운영으로의 전환이다. 치유농업의 효과는 자연환경과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증폭되며, 이는 치유관광의 핵심 논리이기도 하다.

 

유은하 등(2021)의 연구는 현재 치유농업 산업 통계가 정부 사업 참여 농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한계를 분명히 지적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 연구는 치유농업법에 따른 정기적 실태조사를 위한 방법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제 다음 단계는 이 분류체계를 ‘정책 평가’에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치유농장의 지속 가능한 경영 모델을 설계하는 데까지 확장하는 일이다.

 

치유농업이 진정한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농장이 치유의 공간인 동시에 지역을 움직이는 관광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치유농장의 경영 모델과 치유관광의 결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치유는 공간 안에서 시작되지만, 산업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간 밖으로 흘러가야 한다.

 

참고문헌

유은하, 김재순, 정순진, 강용구, 권혜림. 2021. 치유농업 분류체계 구축을 통한 치유농장 사업 현황 분석. 휴양및경관연구 15(4):57-68.

허북구. 2025. 치유농업 관광지, 데이터로 설득하라.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06.26).

허북구. 2025. 치유농장 성공을 위한 마케팅 프레임워크 60. 세오와 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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