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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장의 성패, 목포와 신념에서 갈린다 - 한국명인명장연구소 대표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5-12-24 09: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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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이 제도화되면서 치유농장은 빠르게 늘어났다. 농가형 치유농장, 치유관광형 농장, 귀농·귀촌을 계기로 시작한 소규모 농장, 공예·예술·상담 분야에서 전환한 복합형 치유공간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치유농업 현장을 다니며 경영주들을 만나 보면, 이처럼 배경은 다르지만 반복해서 마주하게 되는 질문이 있다.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 농장을 어디까지 끌고 가고 싶은가”라는 물음이다.

 

이 질문은 단순한 개인적 동기 확인이 아니다. 치유농장의 운영 방식, 경영 전략, 마케팅 방향까지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실제로 경영이 흔들리는 치유농장일수록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그램은 많고, 할 일은 늘어나는데 수익 구조는 불안정한 상태가 반복된다면, 문제는 기술이나 홍보 이전에 목표와 신념에서 시작된다.

 

세상의 많은 업종 가운데 왜 치유농업을 선택했을까. 자연 속에서 일하는 삶이 좋아서였을 수도 있고, 치유라는 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새로운 농업 시장으로서 가능성을 보고 시작했을 수도 있다. 이유는 모두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컨설팅 현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지금의 운영 방식이 처음 선택했던 이유와 여전히 일치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치유농장은 공방이나 창작 공간과 마찬가지로 ‘좋아서 시작한 일’과 ‘수익을 내야 하는 일’ 사이에 놓여 있다. 취미나 생활 만족을 목적으로 한다면 현재 상태에 큰 불만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치유농장을 하나의 경영체로 운영하며 지속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더 성장하고 싶은데 방향이 잡히지 않는다면 이는 개인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그 구조를 점검할 때 많은 경영주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마케팅 방법이다. 그러나 마케팅은 언제나 뒤에 온다.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치유농장의 경영목표다. 연 매출을 어느 수준까지 만들 것인지, 1인 운영으로 갈 것인지 보조 인력을 둘 것인지, 치유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갈 것인지 상품과 교육까지 확장할 것인지와 같은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욕심을 부리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경영을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하려 하게 된다.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고, 모든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유행하는 사업에는 일단 손을 뻗는다. 그 결과는 과로와 혼란이다. 반대로 목표가 분명한 치유농장은 선택을 한다. 어떤 사람에게 적합한 공간인지가 분명해지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은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목표는 성과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소진을 막기 위한 장치다.

 

여기에 신념의 문제가 더해진다. 왜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답이 없다면, 가격을 정하지 못하고 홍보를 하면서도 주저하게 된다. 신념은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 치유농장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신념이 분명한 농장은 말이 많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 공간은 이런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 때, 마케팅 역시 과장되지 않는다.

 

치유농장의 마케팅은 ‘잘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진실을 유지하는 기술’에 가깝다. 농장의 분위기, 운영자의 태도, 하루의 속도, 계절의 변화가 일관되게 유지될 때 방문자의 신뢰가 쌓인다. 이 신뢰가 반복 방문과 입소문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경영은 안정 국면에 들어선다. 컨설팅 현장에서 보면, 오래가는 치유농장은 대체로 이 기본을 놓치지 않는다.

 

치유농장은 빠른 성공을 약속하는 사업이 아니다. 그러나 목표와 신념을 분명히 세운 농장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치유농장의 성패는 화려한 프로그램이나 마케팅 기술에서 갈리지 않는다. 결국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으며, 어디까지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얼마나 솔직하게 답하고 있는가에서 갈린다.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을 때, 치유농장은 비로소 지속 가능한 경영의 길 위에 올라서게 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허북구. 2025. 치유농장 이름과 마케팅, 보이지 않는 얼굴의 힘.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12.17).

허북구. 2025. 치유농장 성공을 위한 마케팅 프레임워크 60. 세오와 이재.

허북구, 채수천, 손기철. 1996. 화훼유통과 플라워샵 비즈니스. 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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