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업사이클링 치유화훼장식과 치유농업의 확장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송미진 교수
  • 기사등록 2025-12-19 08:35:44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이 제도화되고 현장에 점점 안착되면서, 이제 “어떻게 더 깊게 작동하게 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한 체험이나 일회성 활동을 넘어, 참여자의 감각과 정서, 가치 인식까지 함께 변화시키는 방식이 요구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주목할 만한 영역이 업사이클링 치유화훼장식이다.

 

화훼장식은 오래전부터 치유농업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어 왔다. 꽃을 만지고, 자르고, 배치하는 과정은 손의 감각을 깨우고, 색과 형태는 정서적 안정과 몰입을 돕는다. 여기에 ‘업사이클링’이라는 요소가 더해지면, 화훼장식은 단순한 미적 활동을 넘어 삶의 태도를 다루는 치유 도구로 확장된다. 버려질 운명이었던 재료가 다시 쓰임을 얻는 순간, 참여자는 자연스럽게 회복과 재생의 서사를 경험하게 된다.

 

업사이클링 치유화훼장식의 핵심은 재료 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 깨진 항아리 조각, 낡은 나무 상자, 버려진 유리병, 사용을 마친 농자재, 오래된 천 조각 등은 모두 훌륭한 화기(花器)와 구조물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농장에서 자란 꽃과 잎, 가지, 씨앗 껍질이 더해지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완성도’보다 ‘전환의 경험’이다.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물건이 손을 거쳐 새로운 질서를 얻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치유의 일부가 된다. 심리학적으로 보아도 업사이클링 치유화훼장식은 여러 측면에서 회복 기제를 자극한다. 먼저 손을 사용하는 반복적 작업은 긴장을 완화하고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다음으로 색과 질감을 선택하고 배치하는 과정은 주의집중과 몰입을 유도해 생각의 속도를 낮춘다. 여기에 더해 “버려진 것에도 다시 역할이 있다”라는 메시지는 자기 효능감과 자기 가치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상실과 좌절을 경험한 참여자에게 이 전환의 상징성은 매우 강하게 작용한다.

 

치유농업 현장에서 업사이클링 화훼장식이 갖는 또 하나의 장점은 지속 가능성이다. 매번 새 재료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고, 농장과 지역에서 발생하는 자원을 순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의 문제가 아니라, 치유농업이 지향하는 생태적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자연을 돌보는 활동이 인간을 치유하듯, 자원을 아끼고 되살리는 행위 역시 마음을 회복시키는 힘을 지닌다.

 

특히 고령자, 경력 단절 여성, 청소년, 정서적 소진을 겪는 성인 집단에게 업사이클링 치유화훼장식은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 될 수 있다. 복잡한 기술이나 빠른 성과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결과물은 분명하게 눈에 보인다. 이는 “나는 여전히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라는 감각을 되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유는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이런 작은 확신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치유농업이 더욱 전문화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다양성만큼이나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구조를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업사이클링 치유화훼장식은 농업, 환경, 예술, 심리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점에 서 있다. 꽃을 꽂는 손끝에서 시작된 변화가 삶의 태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치유농업이 지향해야 할 깊이일 것이다.

 

참고문헌

송미진. 2025. 자연형 플로럴 디자인과 치유농업의 접점.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12-12).

송미진. 2025. 치유 화훼장식에서 수직형 디자인의 심리적 힘.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12-05).

0
기사수정

기사의 무단 전제나 복제를 금합니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41856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연분홍 물결의 향연’ 보성군, 제22회 일림산 철쭉문화행사 성황
  •  기사 이미지 관방제림서 뗏목 타고 대나무 목마 즐기고… 담양대나무축제 ‘북적’
  •  기사 이미지 5월 2일 토요일 개최된 제21회 보성녹차마라톤대회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