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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형 그린바이오, AI 융합 없이는 미래 없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5-12-04 08: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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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남도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공모에서 식품소재·천연물·미생물 등 3대 핵심 분야가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그린바이오산업은 농축산물, 미생물, 천연물 등 농업 생명자원에 생명공학 기술(BT+IT)을 접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핵심 산업이다. 이번 육성지구 지정을 계기로 전남도는 전남형 그린바이오 혁신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산업의 체질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과거의 방식과 경험만으로 새로운 산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전남은 전국 농지의 18.2%, 농업 생산량의 19.0%, 친환경 인증 면적 50.3%, 아열대 작물 비중 59%라는 강력한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이 자산을 진정한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AI 기반 데이터 연구 체계와 첨단 기술 활용 전략이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 생물자원을 어떻게 디지털화하고, 어떻게 분석하며, 어떻게 산업구조와 상품화 전략에 반영하느냐가 전남 미래산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전남의 식품소재·천연물·미생물 자원은 다변화된 생물자원의 보고(寶庫)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나주는 식품소재, 장흥은 천연물, 순천·곡성은 미생물 산업을 중심축으로 육성하는 전략은 지역별 산업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 선택이다. 기업이 기능성 평가, 실증, 연구개발, 사업화, 수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는 구조도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 기반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 이 산업이 미래형으로 진화하려면 AI·로봇·데이터 분석이 결합된 새로운 연구·개발 시스템으로의 전면적 전환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전남형 그린바이오는 AI 분야와 융합된 연구·개발을 통해서만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첫째, AI 기반 생물자원 데이터 통합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유전체 정보, 생리활성 성분, 토양·환경 데이터, 발효 및 가공 과정에서의 미생물 작용 등을 정밀하게 디지털화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AI가 기능성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작물 적응성을 분석하며, 최적 배양 조건을 제안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연구 방식보다 수십 배 빠른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둘째, 순천·곡성을 중심으로 AI-로봇 융합 미생물 배양·실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자동제어 기반 배양·정제 시스템은 품질 편차를 줄이고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해 산업화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셋째, 나주 식품소재 산업에는 디지털트윈 기반 기능성 식품 개발 기술이 필요하다. 발효 조건, 가공 방식, 성분 조합을 가상환경에서 반복 실험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넷째, 장흥의 천연물 산업은 AI 기반 신약·신소재 발굴 플랫폼을 통해 약효 예측, 독성 분석, 구조 최적화를 자동화하고 소재 개발의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높여야 한다. 이는 향후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다섯째, AI 기반 글로벌 시장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국가별 규제, 소비자 반응, 시장성 등을 예측하고 최적의 진출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이는 중소 규모 기업이 많은 전남 바이오 산업에서 매우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이 있다. 그린바이오 산업은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남이 지닌 인문학적 자산, 생태문화, 지역의 정체성은 산업의 스토리텔링과 브랜드 가치를 형성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오랜 농경문화, 지역 생태환경, 생활 기반 지식과 관습은 산업을 설명하고 제품의 고유성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지역의 문화적 토대가 결합될 때, 기술 중심의 바이오산업은 단순한 생산을 넘어 전남만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갖춘 차별화된 산업 모델로 성장한다.

 

전남의 방대한 생물자원과 AI 기술이 결합하는 순간, 농업은 더 이상 1차 산업의 범주에 머물지 않고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지역문화와 인문학적 자산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때, 전남형 그린바이오 모델은 기술력과 문화적 가치가 공존하는 독창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은 과거의 방식이 아닌 AI와 메타분석 기반의 새로운 연구·개발·상품화 생태계 구축이며, 전남형 그린바이오 혁신 모델은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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