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PD수첩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기존에 방영된 PD수첩과 비교해보면 뭔가 2% 부족한 느낌입니다. 아마 처음 편집한 내용에 무리한 가위질이 원인이라 생각됩니다.
'PD수첩-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편은 MBC 경영진이 사전에 시사를 요구하고, 내용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습니다. MBC 김재철 사장의 방송내용에 대한 수정요구는 방송편집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MBC 자체 내에서는 단체협약을 위반한 사항이라 합니다.
PD수첩이 현 정권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존재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닙니까? 마치 5공화국 시절 보도지침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이번 PD수첩 결방사태, MBC 경영진의 수정요구는 우리 시청자 입장에 본다면 언론의 자율성을 침해한 사실상의 검열행위로 언론탄압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지난 2년간 언론악법과 맞서 싸우고, KBS, YTN 그리고 MBC에 이르기까지 경영진 인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결사적으로 항전했던 이유가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고자 함이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지난 2년간의 투쟁이 결코 잘 못된 투쟁이 아니었고, 언론의 자율성, 보도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정치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저 스스로가 언론악법의 편법적인 국회통과에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바 있는데,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금 한국의 언론자유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지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언론자유를 위해 MB정권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하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