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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자의 시선으로 읽는 치유농장 마케팅 - 한국명인명장연구소 대표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5-11-15 14: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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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주기전대학 산학협력단은 지난 11월 12일과 14일, 완주군 교육발전특구사업의 일환으로 ‘하루완주 오감힐링로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 12일에는 완주군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14일에는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재학생들이 참여해 완주군의 ‘허브스팜’과 ‘예촌힐링스테이’에서 하루 동안 머물며 자연과 교감하는 치유 활동을 체험했다.

 

필자 또한 재학생들과 함께 ‘치유 대상자’의 입장에서 프로그램 전 과정을 경험하며, 잘된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익숙하던 농장을 방문했음에도 대상자의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따라가 보니, 운영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지점들이 의외로 많았다. 개별 체험객과 단체 체험객의 동선 관리 방식은 어떻게 다른지 등을 다시 점검할 수 있었다.

 

또한 진행 시나리오는 충분히 매끄러운지, 농장 입구에서 각 체험 코스로 이동하는 과정은 안전하고 자연스러운지,  이동 동선에 필요한 시간 배분, 단체 체험객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거점 공간의 필요성, 체험을 위한 시청각 자료와 안내 자료의 구성,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강사의 태도와 준비성 등은 치유농장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체험객의 흥미를 이끌어 내는 질문, 정답을 맞힌 참가자에게 제공하는 작은 선물, 감정이입을 돕는 설명 방식 등은 치유 프로그램의 몰입도와 만족도를 크게 좌우한다. 치유농업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반드시 조용하고 차분한 방식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참여자의 감각을 깨우고 감정을 열어주는 ‘마이크로 자극’이 치유적 전환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감성적 동기부여와 물리적 체험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치유농장의 기본 마케팅 역량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생체심리측정기기(VibraImage)를 활용해 대상자들의 정서 변화와 안정 회복 정도를 측정했다. 이는 치유농업의 효과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장치다. 그러나 기기가 제시하는 수치만으로 프로그램의 진짜 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다.

 

참가자가 프로그램을 어떻게 느꼈는지, 과연 편안함을 얻었는지, 농장 환경이 그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었는지는 수치가 아닌 경험 속에 남는다. 이러한 ‘마음속 평가는’ 말로 표현되지 않고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치유농장 경영주가 이를 직접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경영주 스스로 치유 대상자의 자리에서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는 것이다. 대상자가 겪는 불편, 동선에서의 혼란, 설명의 부족함, 혹은 따뜻한 감동까지 몸으로 느껴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솔직한 평가 방식이다. 치유농장 운영에는 심리적 안정과 감정적 회복이 핵심이기 때문에, 프로그램 설계자와 진행자가 대상자의 감각을 체득해야 비로소 치유적 관점의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치유 대상자 입장에서 농장을 되돌아보는 것’은 단순한 반성이나 모니터링을 넘어, 치유농장의 품질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다. 치유농장은 일반 관광농장과 달리 정서 회복이 목표이며, 이는 환경·동선·설명·체험·휴식 등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아 떨어져야 가능하다. 경영주가 직접 체험자의 발걸음과 시선, 감각의 흐름을 따라가 보면, 어떤 상황에서 마음이 머물고 어디에서 집중이 흐트러지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이때 발견되는 작은 불편과 의문은 훗날 큰 개선의 기회가 된다.

 

더 나아가, 다른 치유농장의 프로그램을 대상자로 경험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비교를 통해 자신의 농장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대처 방식을 배울 수 있다. 체험을 촉진하는 질문법, 동선 설계 방식, 공간 배치, 감정의 흐름을 고려한 프로그램 단계 등은 농장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직접 체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학습 방법이다.

 

궁극적으로 치유농장의 마케팅은 ‘고객 만족’이 아니라 ‘정서적 회복 만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고객이 편안함을 느끼는 환경을 만들고, 감각의 회복을 돕는 콘텐츠를 구성하며, 자연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여백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치유농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대상자의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서 농장을 바라보는 행위는 치유농업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농장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치유농장은 ‘사람의 마음을 회복시키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농장을 되돌아보는 시간은 곧 치유농장이 성장하는 시간이다. 치유 대상자 입장에서 농장을 다시 걷고, 다시 느끼고, 다시 정비하는 일. 이 작은 실천이 치유농장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우연형 놀이와 숲치유, 치유농업 그리고 마케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11.09).

허북구. 2025. 경쟁형 놀이와 숲치유, 치유농업 그리고 마케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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