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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자존감 향상형 치유 화훼장식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송미진 교수
  • 기사등록 2025-11-07 08: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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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청소년의 심리적 어려움은 시대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지만, 그 양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학업 경쟁, 학교폭력, 비교 중심의 디지털 환경, 감정 표현의 어려움 등은 청소년을 ‘성장기’가 아니라 ‘불안기’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청소년 정신건강 연구에서도 자기 존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자존감 저하는 우울, 무기력, 사회적 단절과 맞물려 장기적인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심리·정서 회복을 돕는 새로운 접근으로 자연 기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그 가운데 치유 화훼장식 프로그램은 비교적 낮은 진입 장벽으로 적용 가능성이 높아 논의가 확장되고 있다.

 

꽃과 식물 활동이 정서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국내외에서 꾸준히 보고되어 왔다. 일부 연구는 꽃이나 식물 사진만 보더라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하며 심박 안정과 긍정 정서가 증가한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원예 활동을 직접 수행할 경우 자기효능감, 집중력, 정서 조절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도 다수 존재한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 프로그램에서 ‘자기효능감·사회적 기술·또래 관계’ 등이 개선되었다는 보고가 있다는 점에서, 정서적 회복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연구들이 자존감 향상을 직접적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며, 정서 안정 → 자기 효능감 향상 → 자존감 회복 가능성이라는 경로가 열려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청소년이 직접 꽃을 만지고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은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 “내가 해낼 수 있다”라는 경험을 쌓게 한다. 완성된 결과물이 눈에 보이고, 누군가에게 선물하거나 전시할 수 있다는 점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에게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게임이나 SNS와 달리 ‘삭제되지 않는 성취’가 남는다는 점에서, 치유 화훼장식 활동은 존재감을 확인하는 심리적 장치가 될 수 있다. 다만, 화훼장식 활동 자체가 자존감 향상으로 ‘자동 연결된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프로그램 설계 방식, 참여 빈도, 피드백 방식 등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치유농업 활동이 결합되면 정서 회복의 흐름이 한층 구체화된다. 씨앗을 심고, 자라는 과정을 돌보고, 수확한 식물을 활용해 작품을 완성하는 구조는 단순한 창작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 완성되는 성취’가 된다. 특히 청소년들은 일상에서 기다림과 책임감을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식물 재배 과정은 조용하지만 깊은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국내 일부 프로그램 사례에서도 식물 재배·관찰 활동을 한 청소년들이 충동성·불안 수준이 낮아지고 과제 수행 집중도가 높아진 변화가 관찰된 바 있다. 다만 이런 효과는 개별 사례나 소규모 연구 중심이므로, 장기적 자존감 변화까지 확정하기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실천의 의미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치유 화훼장식과 치유농업은 이미 학교 자유학기제, 청소년상담센터, 지역사회 원예치유 프로그램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심리적 위기군 청소년에게 비약물적 대안으로 적용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이 만든 꽃 작품을 요양시설·병원·지역 행사 등에 기부하는 방식은 ‘돌봄을 받는 존재’에서 ‘돌봄을 주는 존재’로 정체성을 바꾸는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자존감 회복의 핵심 요소로 알려진 “나는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다”라는 감각과 맞닿아 있다.

 

중요한 것은, 꽃과 흙을 매개로 한 활동이 단순한 장식이나 직업체험이 아니라 심리 회복 기반을 마련하는 ‘느린 자존감 교육’이라는 점이다.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거대한 제도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작은 화분 하나를 길러내고, 스스로 만든 꽃 작품을 누군가에게 건네는 일만으로도 마음의 균열이 조금씩 메워질 수 있다.

 

자연은 늘 같은 속도로 자라지만, 그 속도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청소년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회복은 느리지만, 분명히 가능하다. 우리는 “왜 이렇게 빨리 자라지 않느냐”고 재촉하기 보다는  “거기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충분히 보아주고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다.

 

참고문헌

송미진. 2025. 치유화훼장식과 웰니스관광 그리고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11-03).

송미진. 2025. 북유럽의 자연 감응 플로럴 아트와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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