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치유농업에서 적외선 체온측정기의 활용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김현주 교수
  • 기사등록 2025-10-23 09:29:55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에서 흙과 식물이 주는 감각적 자극은 사람의 신경계와 내분비계를 조절하며, 체온·맥박·호흡·뇌파 등 생리적 반응으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체온은 가장 즉각적이면서도 정직한 회복의 지표다. 그리고 그 변화를 정밀하게 포착하는 기술이 바로 적외선 체온측정기(Infrared Thermometer) 이다.

 

적외선 체온측정기는 신체 표면에서 방출되는 열 복사(Infrared Radiation)를 감지해 체온을 비접촉 방식으로 측정한다. 피부 표면에서 방출된 적외선의 파장을 감지해 온도로 환산하는 원리로, 기존의 접촉형 체온계보다 빠르고 위생적이다. 치유농업의 현장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연령층의 참여자들이 공동으로 체험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위생적이고 신속한 측정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치유농업 프로그램에서 참여자의 체온을 프로그램 전·후로 측정하면,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는 과정이 신체의 긴장을 얼마나 완화시켰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교감신경의 활성으로 말초혈관이 수축하면서 손끝·이마·코끝의 체온이 낮아진다.

 

반대로 안정되고 마음이 풀리면 말초혈관이 확장되어 체온이 상승한다. 적외선 체온측정기를 활용하면 이러한 변화를 정량적 데이터로 남길 수 있다. 가령, 참여 전 평균 33.2℃였던 손끝 체온이 활동 후 34.8℃로 상승했다면, 이는 신체 이완과 정서적 안정이 동시에 일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측정 결과는 치유농업의 효과를 ‘감성적 경험’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로 제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보건·복지기관, 학교, 요양시설 등에서는 프로그램 효과 검증이 사업의 지속성과 연계되므로, 체온 데이터는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자료가 된다. 또한 적외선 체온측정은 심박변이도(HRV), 혈압, 자율신경균형도 등 다른 생리지표와 함께 통합분석이 가능해, 다차원적 평가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열화상카메라(Thermal Imaging Camera)를 활용한 체온 분석이 치유농업 연구에 도입되고 있다. 이 장비는 신체 전체의 표면 온도를 시각화하여, 스트레스에 따른 체온 분포 변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예를 들어, 긴장 상태에서는 어깨와 목 주변의 체온이 낮고, 이완 상태에서는 얼굴과 손의 체온이 높게 나타난다. 이를 영상 데이터로 기록하면, 체험자의 회복과정을 시각적 스토리텔링으로 표현할 수 있어 교육적·홍보적 가치도 크다.

 

적외선 체온측정기의 활용은 단지 인간의 생리상태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농장 환경관리에도 응용할 수 있다. 하우스 내의 온·습도 변화가 인체 체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거나, 프로그램 시간대별로 체온 변화를 모니터링하여 최적의 치유 환경을 설계할 수 있다. 또한 ICT 센서 시스템과 연계하면, 참여자의 체온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저장해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향후 스마트 치유농업 플랫폼 구축의 핵심 기반이 된다.

 

적외선 체온측정기의 가장 큰 장점은 비접촉·실시간·정량화라는 세 가지 특성이다. 흙을 만지는 자연 속의 체험 공간에서 접촉식 체온계는 위생적 한계가 있지만, 적외선 방식은 거리 5~10cm 이내에서 1초 만에 측정이 가능하다. 또한 시간대별 변화를 연속적으로 기록하면, 하루의 기분·활동강도·환경요소와 체온의 상관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체온 데이터의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수치가 높고 낮음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온도·습도·참여자의 건강상태·복장·스트레스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치유농업 현장에서는 적외선 체온측정기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피로도·맥박·자율신경 측정기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치유 프로그램의 효과를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게 검증할 수 있다.

 

적외선 체온측정기는 치유농업의 ‘감각적 치유’를 ‘데이터 기반 치유’로 전환시키는 첨병이 되고 있다. 사람의 온기를 숫자로 읽는 일은 결국 마음의 온도를 과학으로 번역하는 과정이다. 치유농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체온의 상승이 아니라, 마음의 온도를 회복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 변화를 가시화하고 사회적 신뢰로 확장시키는 길에는 적외선 체온측정기처럼 효과를 계량화하는 기기의 필요도와 활용성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김현주. 2025. 피브 전도도 센서(GSR)로 읽는 치유농업 효과.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10-20).

김현주. 2025. 스마트 스트레스 릴리프 링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10-14).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41535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 노고단, 운해와 억새가 빚어낸 가을의 절정
  •  기사 이미지 [포토뉴스] 전남지역 2026년 장애인 권리정책 실천 및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촉구 기자회견
  •  기사 이미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보성벌교갯벌길 생태걷기대회 발걸음 이어져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