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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반두라의 자기효능감 이론과 치유농업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최연우 교수
  • 기사등록 2025-09-26 08: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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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현대 심리학에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알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 1925-2021)의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이론이다. 반두라는 인간이 단순히 환경의 자극에 반응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의 능력을 믿고 행동을 선택하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능동적 존재라고 보았다. 그는 사람들이 “내가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가질 때 더 도전적으로 행동하고,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자기효능감은 단순한 자신감과는 다르다. 이는 특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신념을 의미한다. 반두라는 자기효능감을 형성하는 네 가지 주요 원천을 제시했다. 첫째, 성공 경험(mastery experience)이다. 실제로 어떤 일을 해내며 성취를 경험할 때 자기효능감은 가장 강력하게 형성된다.

 

둘째, 대리 경험(vicarious experience)으로, 다른 사람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얻는 과정이다. 셋째, 언어적 설득(verbal persuasion)으로, 격려나 지지를 통해 행동을 촉진한다. 넷째, 심리적·정서적 상태로, 불안이 낮고 안정된 상태일수록 자기효능감이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이론을 치유농업에 적용해 보면, 농업 활동은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데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먼저 성공 경험의 측면에서 씨앗을 뿌리고 싹이 트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참여자는 성취를 느낀다. 농업은 눈에 보이는 성과가 분명하므로 작은 성공이 반복적으로 누적된다. 하루의 물주기, 한 달의 관리, 계절의 수확이라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해낼 수 있다는 감각을 축적한다.

 

또한 치유농장은 공동체 활동이 중심이 되기에 대리 경험도 풍부하다. 다른 참여자가 작물을 가꾸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는다. 특히 아동이나 노인, 장애인 등 신체적·심리적 한계를 가진 대상에게 이런 대리 경험은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자원이 된다.

 

언어적 설득 역시 치유농업의 중요한 요소다. 프로그램 진행자나 동료 참여자의 격려, “잘 하고 있어요”, “이만큼 자라다니 대단하네요”라는 말 한마디가 자기효능감을 강화한다. 이러한 긍정적 피드백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도전 의지를 북돋운다.

 

마지막으로, 농업 활동은 자연 속에서 진행되기에 정서적 안정을 제공한다. 흙을 만지고 햇볕을 쬐며 식물을 돌보는 경험은 불안을 줄이고 기분을 안정시킨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는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심리적 토양이 된다. 결국 치유농업은 반두라가 제시한 네 가지 자기효능감 원천을 모두 충족시키는, 이상적인 심리학적 장치라 할 수 있다.

 

자기효능감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안녕에 그치지 않는다. 높은 자기효능감을 가진 사람은 더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문제 상황에서도 대안을 찾으며,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농촌 고령자나 사회적 약자에게 치유농업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땅을 일구는 과정에서 ‘나는 여전히 쓸모 있는 사람이다’라는 자각을 얻고, 이는 다시 삶의 활력으로 이어진다.

 

오늘날 치유농업은 복지, 교육, 의료 영역과 결합하며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그 근본에는 심리학적 기반이 있다. 반두라의 자기효능감 이론은 치유농업의 효과를 설명하는 데 강력한 틀을 제공한다. 농업이라는 구체적 행위가 어떻게 인간의 내면을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어떻게 개인의 삶과 사회적 관계를 풍요롭게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치유농업은 단순한 체험 활동이 아니다. 그것은 씨앗 하나를 통해 개인의 심리적 성장을 촉진하고, 흙 한 줌을 통해 삶의 의미를 회복하게 하는 과정이다. 알버트 반두라가 말했듯이, 인간은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동적 존재이다. 치유농업은 그 믿음을 다시 일깨우는 장이며, 자기효능감을 키워주는 살아 있는 심리학적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최연우. 2025. 치유농업을 위한 심리학의 내용과 범위.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9.19.)

최연우. 2025. 치유농업 심리학, 역할과 전문분야의 필요성.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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