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오늘날 기업 경영에서 포트폴리오 전략은 복잡한 사업 환경을 분석하고 성장 방향을 설계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밸류 포트폴리오(Value Portfolio)는 단순히 이익을 내는지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가 내세운 비전과 사업의 정합성을 함께 살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밸류 포트폴리오라는 개념은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제시한 포트폴리오형 프레임워크의 한 갈래에서 비롯되었다. 잘 알려진 제품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PM), 일명 BCG 매트릭스(BCG Matrix)가 시장 성장률과 시장 점유율을 두 축으로 기업의 사업을 네 가지로 나누었던 것처럼, 밸류 포트폴리오는 비전과의 무결성(Integrity with Vision)과 투자수익률(ROI)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사업을 평가한다.
다시 말해, 주주의 관점에서는 ROI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경영자의 관점에서는 비전의 일관성이 핵심 잣대가 되는 것이다. 이 두 축을 함께 고려해야 기업은 단순한 단기 성과를 넘어 장기적인 성장과 존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이 프레임워크는 네 가지 사업 영역을 드러낸다. 첫째는 비전과 ROI 모두 높은 본명 사업은 기업이 가장 집중해야 할 핵심 영역이다. 둘째는 비전은 높지만 ROI가 낮은 과제 사업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잠재 영역이다. 셋째는 ROI는 높지만 비전과 동떨어진 기회 사업은 방향 수정이 필요하다. 넷째는 두 요소가 모두 낮은 간절한 사업은 과감한 축소·철수가 요구된다.
이러한 분석틀은 본래 제조업이나 금융업에 많이 적용되었지만, 오늘날에는 문화·관광·사회서비스 분야에도 확장되고 있다. 특히 치유농업과 치유농장의 경우,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의 균형이 중요한 만큼 밸류 포트폴리오를 적용하는 것이 시의적절하다.
치유농업은 농업 활동을 통해 심신을 회복하고 사회적 유대감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치유”라는 비전과 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치유농장 경영주는 일정 수준의 수익성이 요구된다. 만약 투자수익률(ROI)만 높고 치유의 본래 취지와 무관하다면 단기적으로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반대로 비전은 충실하더라도 이익 구조가 취약하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 밸류 포트폴리오는 이 양극단을 가시화하고 균형을 잡도록 도와준다.
가령, 지역 특산물과 연계된 치유농장 체험 프로그램이 안정적 수익을 내고 경영 비전과도 일치한다면 이는 본명 사업이 된다. 이런 경우는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브랜드화할 필요가 있다. 반면, 돌봄형 치유농장이 지역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수익성이 낮다면 이는 과제 사업이다. 이 경우 후원·제휴 모델을 통해 재정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또 단순 농촌 체험이나 숙박 사업처럼 ROI는 높으나 치유농업의 철학과 동떨어져 있다면 기회 사업으로 분류된다. 이런 경우 치유 프로그램을 접목해 비전과의 무결성을 보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유행에 편승했으나 비전과 ROI 모두 부족한 경우는 간절한 사업으로 빠르게 정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밸류 포트폴리오의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치유농업과 치유농장은 단순한 농업 활동이 아니라 “사람을 치유한다”라는 사회적 가치를 지향한다. 하지만 동시에 농장 운영자에게는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이 요구된다. 두 축을 균형 있게 관리하지 못하면 브랜드는 방향을 잃거나 재정적 한계에 부딪힌다. 따라서 밸류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면 치유농업의 철학을 지키면서도 수익성을 보완할 수 있는 구체적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결론적으로, 치유농업과 치유농장의 성공은 비전과 가치 그리고 투자의 효율을 동시에 관리하는 데 있다. 밸류 포트폴리오는 그 균형을 시각화하고 판단을 돕는 유효한 도구로서, 치유농업과 치유농장이 단순한 실험적 모델을 넘어 지역사회와 산업을 잇는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안내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치유농업 및 치유농장을 위한 KPT와 YWT 마케팅 전략.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9.18.).
허북구. 2025. 치유농업 및 치유농장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전략.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