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오늘날 치유농업은 인간의 웰빙, 환경 보전, 지역 사회 회복력을 통합하는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틀 속에서 심리학은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치유농업을 위한 심리학의 내용과 범위를 이해한다는 것은 농업 활동이 어떻게 정신건강, 사회적 유대, 그리고 전인적 치유의 매개가 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일이다.

치유농업 속 심리학은 환경심리학, 긍정심리학, 그리고 임상적 스트레스 완화 접근에서 출발한다. 흙을 만지고, 식물을 가꾸고, 동물을 돌보는 행위는 감각을 자극하고 정서를 안정시키는 힘을 가진다. 연구에 따르면 자연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기분을 개선하며, 인지적 피로회복을 돕는다. 이런 의미에서 농업 공간은 마음을 재조율하는 일종의 ‘녹색 치료실’이 된다.

긍정심리학은 여기에 성취감, 의미, 회복탄력성, 즐거움에 대한 관점을 더한다. 농사와 원예는 도시적 삶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성취와 삶의 목적을 제공한다. 노년층에게는 정체성과 자존감을 강화하고, 아동과 청소년에게는 호기심과 창의성을 자극한다.

치유농업에서 심리학의 범위는 매우 넓으며, 여러 차원을 포괄한다. 개인적 치유 측면에서 자연과 접촉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 우울증 완화, 정서 조절. 예컨대 농장 프로그램 중 HRV(심박변이도) 측정은 생리적 스트레스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여준다.

인지 발달과 교육 측면에서 농업 활동을 통한 학습은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 실습 역량을 강화한다. 학교 텃밭은 교육과정을 자연 기반 학습과 연결해 학업 성취와 정서적 균형을 동시에 높여 준다. 사회적 유대와 포용 측면에서 치유농장이나 치유 정원은 협력과 나눔의 공간을 제공한다.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신뢰와 공감이 형성되고, 고령자·장애인·이주민 등 취약 계층의 사회적 통합에 기여한다.

치료적·임상적 적용 측면에서 심리학은 구조화된 개입의 틀을 제공한다. 원예치료, 동물매개 프로그램, 인지행동적 접근이 ‘그린케어’ 현장에서 활용되며, 이는 외상, 중독, 만성질환 치료의 보조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치료적·임상적 적용에서 원예치료·동물매개치료는 임상적 효과가 보고되었으나, 보조적 치료의 성격이 강하며 표준화된 치료법으로 확립된 것은 아니다.

문화와 정체성의 차원에서 농업 활동은 전통과 지역 지혜에 뿌리내려 있다. 토착 작물, 계절 의례, 지역 음식문화를 매개로 심리학은 개인의 정체성과 공동체적 연속성을 강화한다. 치유농업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심리학의 범위는 이처럼 넓은데, 앞으로의 치유농업은 과학적 심리학과 토착 지식, 실제 농업을 연결하는 통합적 발전이 필요하다.

심리학은 스트레스 지표, 웰빙 지수, 행동 결과 같은 객관적 측정 도구를 제공하고, 지역의 농업 전통은 문화적 적합성을 보장한다. 이러한 결합은 치유농업을 실험적 시도를 넘어 지역 사회 건강과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견고한 모델로 발전시킨다.

따라서 치유농업에서 심리학은 주변적 요소가 아니라 핵심적인 틀이다. 그것은 개인의 정서적 균형에서 공동체의 회복력, 문화의 연속성까지 포괄한다. 씨앗이 흙과 햇빛을 동시에 필요로 하듯, 치유농업은 심리학을 통해 인간과 생태가 함께 번영하는 전인적 실천으로 성장할 수 있다.

참고문헌

최연우. 2025. 치유농업 심리학, 역할과 전문분야의 필요성.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