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 대상자의 이해와 치유 과정 및 평가에서 심리학은 핵심적 의미를 가진다. 특히 농촌 고령자의 고독 문제나 농민의 일중독 현상 또한 심리학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으며, 이는 농업활동과 심리학적 개입이 결합될 때 더욱 분명해진다. 치유농업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정신건강 회복, 사회적 재활, 발달 지원, 노인 돌봄, 그리고 전반적 웰빙 증진의 장으로 기능하며, 프로그램 설계·운영·평가 전 과정에서 심리학은 중심 축으로 작동한다.
우선 임상 및 상담심리학적 접근이 두드러진다. 우울, 불안, 스트레스는 치유농업의 대표적인 대상이며, 농작업을 통한 신체 활동과 성취 경험은 불안을 완화하고 회복탄력성을 강화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PTSD)를 겪는 군인·난민·폭력 피해자에게도 농사와 원예 활동은 정서적 안정과 일상 회복을 지원한다. 더 나아가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 환자들이 농장의 생활 리듬 속에서 사회적 기술과 대인관계를 회복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발달 및 교육심리학 역시 치유농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청소년의 정서·행동 문제를 다루기 위해 치유농장이 대안교육 현장에 도입되었고, 이로 인해 자존감과 학습 동기가 향상되었다. 발달장애 아동의 경우 동물 돌보기나 식물 기르기 활동은 주의 집중, 감각 통합, 사회성 발달을 촉진한다. 또한 청소년 직업교육과 연계해 심리적 성장과 진로 탐색을 동시에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가능하다.
노인심리학 분야에서는 치유농업이 치매 예방과 돌봄에 활용된다. 정원 가꾸기나 농작업은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고, 공동체 활동은 고독과 우울을 줄여준다. 특히 회상치료(Reminiscent therapy)와 결합될 때, 농촌 환경과 작물은 과거 기억을 환기시켜 긍정적인 정서 반응을 유발한다. 이는 치유농업이 노인 돌봄에서 가지는 독특한 장점을 잘 보여준다.
사회·집단심리학적 측면에서도 치유농업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장애인, 노인, 이민자 등 다양한 계층이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고 소속감을 얻는다. 집단 활동은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세대 간 학습 활동은 아동과 노인 모두에게 정서적 교류와 상호이해의 기회를 마련한다. 이러한 경험은 개인 차원의 치유를 넘어 공동체적 치유로 확장된다.
또한 환경 및 건강심리학은 치유농업의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한다. 농촌 경관과 녹지 환경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주의 회복을 촉진한다. 농업 활동은 신체활동을 늘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도하며, 몰입 과정에서 마음챙김 효과를 제공한다. 이는 치유농업이 심리적 웰빙을 증진하는 확실한 기제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산업 및 조직심리학적 접근도 간과할 수 없다. 농장 운영자는 단순한 농부를 넘어 돌봄 제공자이자 심리적 지지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동기부여, 의사소통, 갈등관리 같은 조직심리학적 지식이 요구되며, 치유농업 종사자의 번아웃 예방과 직무 만족 또한 중요하다. 치유농업이 사회적 기업 모델과 연결될 때, 심리학적 리더십과 팀워크는 운영 안정성의 핵심 요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심리평가와 측정은 치유농업 효과를 계량화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우울·불안척도(BDI, STAI), 삶의 질(QoL) 지표 등 심리검사를 통해 효과성을 평가하며, 행동 관찰과 생리적 지표, 특히 심박변이도(HRV) 측정을 접목한 연구가 활발하다. 참여자의 만족도와 몰입도를 분석하는 사용자 경험(UX) 평가 역시 프로그램 개선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치유농업은 위와 같이 임상심리학, 발달심리학, 노인심리학, 사회심리학, 환경심리학, 조직심리학 등 다양한 심리학 이론과 기법이 융합되는 복합 분야다. 특히 심리평가와 생리적 지표를 통합하는 방법은 향후 한국형 치유농업의 연구와 제도화를 이끌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치유농업에서 심리학은 단순한 보조 요소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고 돌보는 중심 축이다. 이러한 이유로 치유농업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탐구하고 제도화할 독립적인 학문 분야가 필요하고, 치유농업에서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한다.
참고문헌
최연우. 2025. 농촌 고령자의 고독과 복지 그리고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9.1.)
최연우. 2025. 농촌 고령자의 고독과 일중독, 치유농업이 해법이다.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