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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통합의학박람회, 치유농업 및 관광과 연계 해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5-09-15 08: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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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라남도와 장흥군이 주최하고 장흥통합의학박람회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2025 대한민국통합의학박람회가 오는 9월 26일부터 30일까지 장흥통합의학컨벤션센터 일원에서 열린다. 2010년 첫 회를 시작으로 꾸준히 이어져 온 이 박람회는 국내 대표적인 통합의학 전문 전시회로 자리매김했으며, 전국의 통합의료기관과 연구기관이 참여해 학술행사와 체험형 전시관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행사 성과에 비해 전남 각 지자체가 내세우는 치유관광과 치유농업과의 연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최근 전남의 지자체들은 치유관광을 지역 발전 전략으로 앞세우고 있다. 완도군 해양치유센터는 누적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하며 웰니스 관광 명소로 부상했다. 영광군은 불갑사에서 ‘천년사찰 세계명상관광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며 정신적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순천시는 ‘치유관광 미래전략 릴레이 특강’을 열어 시민·공직자·소상공인이 함께 치유관광의 비전을 공유했다. 강진군은 도시재생 특강을 통해 마을호텔 기반의 체류형 관광을 발굴하고 있으며, 화순군은 ‘화사로 프로젝트’를 통해 가족 단위 치유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전남의 각 지자체는 저마다 지역 자원을 활용한 치유관광 모델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정작 ‘통합의학도시’를 표방한 장흥에서 열리는 통합의학박람회와 이들 치유관광 자원은 아직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편백숲 우드랜드, 약초 산지, 남해안 갯벌과 해양치유 자원 등은 세계적으로 손색없는 치유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박람회 관람객이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은 부족하다.

 

치유관광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체류형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의 회복을 경험하게 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행 박람회는 학술행사와 전시 체험에 머물러 있어 요즘 부각되고 있는 치유관광과 연계가 되지 않아 지역 경제와 관광산업에 장기적인 파급 효과를 창출하기 어렵다.

 

또 하나의 문제는 치유농업과 통합의학의 접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치유농업은 농업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 완화, 건강 증진, 사회적 관계 회복을 돕는 새로운 농업 패러다임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미 제도화를 추진하며 전문 인력 양성과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통합의학박람회 현장에서는 치유농업이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 치매 노인을 위한 농작업 프로그램, 도시민 대상의 농촌 힐링캠프 등은 모두 통합의학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주제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람회는 의료기관 중심으로만 설계되어 농업 기반 치유자원이 배제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이러한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박람회 기획 단계에서부터 치유관광과 치유농업 전문가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 단순 홍보 부스를 넘어서, 학술 세션과 체험 프로그램이 통합의학-관광-농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편백숲 치유와 HRV(심박변이도) 측정 세션’, ‘약초 기반 치유농업 체험과 임상 데이터 연계 프로그램’ 등을 박람회의 공식 일정에 포함할 수 있다.

 

둘째, 관람객의 동선을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박람회 당일 방문에 그치지 않고, 장흥의 치유농업 마을, 해양치유 자원, 산림치유 프로그램까지 이어지는 패키지형 코스를 제공한다면, 박람회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치유산업 전반의 기폭제로 기능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전남의 치유관광지, 치유센터, 치유농장과 연계할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셋째, 전남 차원에서 정책적 조율이 필요하다. 현재 통합의학은 보건복지부, 치유농업은 농림축산식품부, 치유관광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각각 추진되다 보니 정책의 칸막이가 존재한다. 전남이 선도적으로 이 세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 모델을 제시한다면, 국가 차원의 통합형 치유산업 정책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15년의 역사를 가진 통합의학박람회가 진정한 의미에서 ‘통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제 의학적 차원을 넘어 관광과 농업을 포함한 정책적 연계로 확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년 화려한 개막식과 학술행사만 남고, 지역사회와 농업 현장은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엇박자의 행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박람회의 무대를 컨벤션센터 안에만 가두지 말고, 숲과 들, 농장과 바다로 확장해야 한다. 통합의학·치유관광·치유농업이 하나의 큰 선율로 조화를 이룰 때, 전남이 꿈꾸는 치유산업의 미래는 비로소 현실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치유농업 및 치유농장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전략.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9.14.).

허북구. 2025. 치유농업 및 치유농장에서 PEST 마케팅 전략.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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