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전라남도농업기술원(전남농기원)은 오는 10월 23~29일 열리는 ‘2025 국제농업박람회’ 농업예술관에서 ‘전남 케이커피(K-Coffee), 세계로’를 주제로 한 특별 전시와 체험행사, 학술발표 등을 개최한다. 전남농기원은 전남 커피산업의 가능성과 경쟁력을 조명하고, 이를 미래 신소득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9월 2일자 무등일보에 김행란 전남농업기술원장은 전남농기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커피에 관한 연구와 추진상황에 대해 기고를 했다. 농업박람회 행사 기획과 김행란 원장의 기고문을 살펴보면 “케이커피”라는 수사는 화려하지만, 실질적 내용은 빈약하다.

핵심을 요약하면 ▲ 커피 시장 규모 확대 ▲ 전남의 재배 적합성 ▲ 시설하우스 재배로 인한 품질 유지 ▲ 국산 산지 커피의 신선도 ▲ 6차산업 모델 가능성 ▲ 체험형 카페사업 활용성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들은 국제적 시각, 학술적 근거, 시장 규모, 커피 전문가의 평가로 검증할 경우 설득력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전남 케이커피”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도 불분명하다.

장점과 전망으로 내세운 것들에 대해 국제적 시각, 학술적 근거, 시장 규모, 커피 전문가의 평가로 검증할 경우 설득력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전남의 다른 자원과의 연계 등에 대한 고민과 배려가 전혀 없고, “전남 케이커피”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도 불분명하다.

전남 커피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단순한 재배·체험 논리를 넘어 차별성과 연계성이 필요하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태국의 ‘유자 스파클링 아메리카노’와 ‘유자 아메리카노’다. 이 음료들은 유자의 풍미에 의해 상쾌감이 한층 더 늘어나 태국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사용되는 유자 농축액은 한국산이다.

한국산 유자의 상당량은 전남 고흥·완도산 유자가 많으므로 전남의 유자가 이미 해외에서 커피와 결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전남 내부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하지 않는 듯하다.

비슷한 예로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로마노(Espresso Romano)’가 있다. 에스프레소에 레몬을 첨가해 상큼한 풍미를 더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남산 유자를 활용해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커피 메뉴를 개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제 상품으로 구현될 수 있는 “전남 케이커피”의 방향을 제시하는 셈이다.

또 다른 힌트는 일본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다이어트 전문의 쿠도 다카후미(工藤孝文) 씨는 식전 ‘녹차+커피 음료’를 꾸준히 마셔 10개월간 27kg 감량에 성공했고, 이를 경험한 환자들의 평균 체중 감소 수치도 책으로 출간하며 화제가 된것과 함께, 녹차 커피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고유의 녹차문화에 커피 문화가 도입되어 커피를 혼합한 음료가 중국식 커피로 정착해서 소비되고 있다. 이는 전남산 커피와 전남산 녹차를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전남에는 약 27곳의 커피 농장이 운영 중이지만, 참여 농가가 늘어난다고 해서 산업이 자동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수요 기반이 약하고, 확실한 차별성이 없는 상태에서 “전망이 밝다”라는 수사만 되풀이하는 것은 기만에 불과하다.

전남 케이커피가 진정한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 모델부터 마련해야 한다. 유자, 녹차 등 전남이 가진 다양한 자원과 결합한 커피 상품 개발, 전남의 전통 식품이나 녹차 발효기술을 이용한 커피 원두의 발효, 해외 소비 트렌드와 연결된 전략적 접근, 학술적·산업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전남 케이커피”라는 이름이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제 가치사슬을 가진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2. 녹차 커피와 다이어트.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3-10-13)

허북구. 2022. 고흥 유자와 태국의 인기 유자 커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2-12-01)

허북구. 2020. 현미 커피와 전남 작두콩 커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1-07-07).

허북구. 2020. 담양 커피 농장과 커피드립 죽공예품.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0-10-21).

허북구. 2020. 에스프레소 로마노와 고흥 유자 커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0-10-21).

허북구. 2020. 전남산 커피와 세계의 이색 커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0-10-17).

허북구. 2020. 전남산 커피 그리고 루왁커피와 발효 원두커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0-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