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주목할 점은 문 화백이 남긴 60여 점의 작품 중 대표작 5점이 판매 대상으로 선정되어, 제작 연도·사이즈·특징과 더불어 작품에 얽힌 기사와 해설이 함께 소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매 참여자는 단순히 그림 한 점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한 민족의 역사와 기억을 품는 특별한 주인이 되는 셈이다.
문빅토르 화백의 그림은 화려한 색채와 서정적 풍경만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다. 그의 작품에는 강제이주와 전쟁, 낯선 땅에서의 생존, 그리고 꺾이지 않은 민족정신이 깊숙이 배어 있다.
붓끝에서 살아난 인물 하나, 풍경 하나는 곧 고려인의 고난의 역사이자 민족의 항일정신이다. 이번 경매 사이트에서 소개된 작품 설명들은 단순한 미술적 해설을 넘어, 그 자체로 예술을 통한 역사 교과서가 되고 있다.
이번 건립 프로젝트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문 화백의 작품이 판매되어 마련된 수익금이 문빅토르 미술관 건립 기금으로 사용된다는 것. 즉, 그의 작품이 ‘스스로의 집을 짓는 주체’ 가 되는 것이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문빅토르 화백의 예술혼과 고려인의 역사가 담긴 작품들이 이제는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 세계인과 후세에게 더 깊이 다가갈 것”이라며 기대를 전했다.
경매 사이트를 둘러본 한 시민은 “그림 한 점을 사는 것이 아니라, 고려인의 역사를 기억하는 길에 동참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한편, 광주 고려인마을이 추진하는 문빅토르미술관 건립 프로젝트는 단순히 건축물이 아니라, 예술과 역사, 공동체 정신이 어우러진 문화의 집을 세우는 일이다. 그 첫걸음은 이미 시작되었고, 이제 남은 것은 이 감동의 여정에 함께할 이들의 따뜻한 동참만이 남아있다.
고려방송: 임용기 (고려인마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