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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업의 탄소저감 해법, 바이오차 ‘양날의 검’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5-08-13 09: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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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라남도는 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25 저탄소농업 프로그램(가을갈이)’에 참여할 논벼 재배 농업법인과 생산자단체를 29일까지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벼 수확 후 볏짚이나 그루터기를 경운(가을갈이)하여 토양에 환원함으로써, 이듬해 담수기에 발생하는 메탄가스 배출을 줄이는 농법이다.

 

참여 농가는 헥타르(ha)당 최대 46만 원의 활동비를 직불금 형태로 지원받는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저탄소농업 프로그램(논물관리·바이오차 투입 등)’에 참여한 농가도 이번 가을갈이 사업에 중복 신청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전남도의 저탄소농업 프로그램에 바이오차(Biochar)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차 1kg은 2kg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할 수 있으며, 농지 1ha당 40톤을 시용할 경우 농업부문 탄소 감축에 큰 기여가 가능하다.

 

바이오차의 장점은 다양하다. 첫째, 토양 구조 개선 효과다. 미세한 구멍이 촘촘히 뚫린 다공성 구조 덕분에 사질토양에서는 수분 보유력을 높이고, 점토에서는 배수를 개선한다. 이로써 가뭄·과습에 대한 완충 능력이 커지고 뿌리 호흡 환경이 좋아진다. 둘째, 토양 산성도 완충 기능이다. 대부분 pH 8~10의 알칼리성을 띠어 pH 5 이하의 산성 토양을 중화시켜 작물 생육에 도움을 준다.

 

셋째, 미생물 활성 촉진 효과가 있다. 넓은 표면적이 유익균의 서식처가 되어 토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한다. 넷째, 양분 보유력 향상이다. 바이오차는 CEC(양이온 교환능)가 높아 질소·칼륨 등의 양분을 붙잡아 빗물이나 관수로 인한 손실을 줄인다.

 

그러나 유의할 점도 많다. 첫째, 알칼리성 토양에 과다 사용하면 pH가 지나치게 올라 작물에 생리장해를 줄 수 있다. 둘째, 시용 직후에는 질소를 일시적으로 흡착해 초기 생육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완숙퇴비나 유기질 비료와 1~3배 비율로 섞어 최소 1주, 길게는 3~4주 정도 숙성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셋째, 입자 크기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굵으면 효과가 늦게 나타나고, 너무 미세하면 토양 통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넷째, 불완전 연소 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나 다이옥신 등 독성물질이 생성될 수 있어, 원료 선택과 안전성 검사가 필수다. 다섯째, 강한 흡착력으로 살충제를 흡착하면 오염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여섯째, 자체 비옥도가 낮아 반드시 비료와 병행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작물 생육을 저해할 수 있다.

 

사용량은 토양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 밭토는 1,000㎡당 200~500kg, 논·과수원은 100~300kg 정도가 적당하다. 시용 방법은 표층 10~20cm 깊이에 고루 혼합하거나 멀칭재로 활용해 온·습도를 조절할 수 있다. 특히 모래 함량이 높거나 유기물 부족, 산성도가 심한 토양이라면 효과가 크다.

 

바이오차를 토양에 투입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토양 개량과 작물 생육 향상에, 장기적으로는 토양 탄소 저장을 통한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좋은 자원’도 과하면 해가 될 수 있다. 시용 전 반드시 인증을 받은 바이오차인지 확인하고, 토양 검정을 통해 pH, 유기물 함량, 작물 특성을 확인하고 적정량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히 활용한다면, 바이오차는 전남 농업의 저탄소 전환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전남 농업, 바이오차로 탄소중립 본격화하려면.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5.7.14.).

허북구. 2022. 미래를 바꾸는 탄소농업. 중앙생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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