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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향이 좋고 7월 수확 가능한 배 신품종 육성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5-08-11 09: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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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일본 국립농업연구기구(農研機構, NARO)는 7월 하순부터 8월 초에 수확할 수 있는 초조숙 녹색 배 신품종 ‘창월(蒼月, そうげつ)’을 육성했다. ‘창월’은 유백색의 은은한 달콤한 향과 부드러운 과육, 뛰어난 맛이 특징으로, 관동 남부 지역에서는 노지 재배만으로도 7월 하순부터 출하가 가능하다. 이는 일본 배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와 맞물려 생산자들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 여름철 조기 출하 품종의 대표격인 ‘행수(幸水)’는 많은 산지에서 8월 중순 이전에 수확하기 위해 터널 재배가 필요했다. 그러나 터널 재배는 비닐 자재비와 시공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이 크고 노동 부담이 높아, 생산자에게는 경영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노지 재배에서도 빠르게 수확 가능한 품종 개발이 오랫동안 요구되어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NARO는 2007년 조기 성숙 녹색 배 ‘나츠시즈쿠(なつしずく)’와 극조생 품종인 ‘하츠마루(はつまる)’를 교배해, 이후 장기간의 선발과 시험 재배를 거쳐 ‘창월’을 육성했다.

 

‘창월’은 ‘행수’보다 약 20일 빨리 익으며, 평균 370g의 크고 둥근 열매를 맺는다. 과육은 ‘행수’보다 부드럽고 당도와 산도는 비슷해 맛이 우수하다. 개화 시기는 ‘행수’와 같지만, 수확 시기가 훨씬 앞당겨져 여름철 성수기에 맞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외관은 녹이 적당히 끼며 윤택한 녹색을 띠고, 식감은 부드러우면서도 과즙이 풍부하다.

 

병해충 저항성 면에서도 안정적이다. 4년간의 관찰에서 심부 갈변이나 핵 부패 현상이 보고되지 않았으며, 검은점병(black spot)에 강하고 흑성병 등 주요 병해도 기존 방제법으로 관리 가능하다. 또 터널 재배가 필요하지 않아 자재비와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은 생산자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창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향이다. NARO의 아로마 성분 분석 결과, ‘창월’의 유백색 향의 핵심 물질은 γ-데칼락톤으로 확인됐다. 이 성분은 복숭아 향으로 알려져 있지만, ‘창월’에서는 함량이 낮아 강렬한 과일 향보다는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의 향으로 인식된다.

 

연구진은 다양한 품종과 계통의 아로마 성분을 분석하고, 훈련된 패널을 통한 관능평가를 병행한 결과, γ-데칼락톤이 ‘창월’의 특유한 향의 주된 원인임을 규명했다.

 

최근 일본 배 육종에서는 단순히 당도와 저장성 같은 외형적 품질뿐 아니라 향과 풍미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2025년 3월에는 향기 특화 품종 ‘블루문’이 등록되었고, 아로마 분석 기술, 대규모 데이터 분석, 향 강도의 객관적 평가를 결합한 품종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창월’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향과 맛, 재배 효율성, 시장성까지 고루 갖춘 품종으로 평가된다.

 

NARO는 앞으로도 다양한 유전자 자원을 활용해 향과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과수 육종을 추진할 계획이다. ‘창월’은 여름철 일본 배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겨냥하면서도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 품종으로, 일본 배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묘목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과수 묘목 회사에서 2028년 가을 이후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참고문헌

農研機構. 2025. 極早生で良食味のニホンナシ新品種「蒼そう月げつ」. プレスリリース(20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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