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전라남도는 전국 양파 생산량의 약 38%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양파 주산지다. 무안, 고흥, 함평, 신안 등은 일찍부터 양파 재배가 활성화되어 있는 지역이며, 이러한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양파 가공산업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간편한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양파즙’에 대한 소비도 지속되고 있다.
양파즙 시장은 주로 건강을 추가 목적으로 소비자들이 찾는데, '건강 목적'에 따라 필요한 양파 품종을 선택하거나, 해당 품종의 특성을 인지하고 소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마찬가지로 생산자들 또한 소비자 수요에 맞춘 품종 선택이나 정보 제공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양파는 외피 색깔과 성분에 따라 크게 세 가지 품종으로 나뉜다. 첫째, 적색양파(Red Onion)는 껍질과 속에 붉은 색소가 풍부하여 플라보노이드 성분 중 하나인 퀘르세틴(Quercetin) 함량이 가장 높다. 항산화 기능이 뛰어나고, 유황 화합물도 일정 수준 포함되어 있어 혈압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
둘째, 황색양파(Yellow Onion)는 국내에서 가장 일반적인 품종으로, 퀘르세틴과 알리신 함량이 중간 정도이며, 단맛이 적절하게 배어 있어 다양한 요리와 가공에 사용된다. 셋째, 백색양파(White Onion)는 알리신 함량이 낮고 향도 순하며 단맛이 강하다. 매운맛이 약해 생식용이나 가공 음료에 주로 이용된다.
성분 면에서 볼 때, 퀘르세틴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어 고혈압 관리에 효과적이다. 반면, 유황 화합물인 알리신(Allicin)은 혈액 응고를 억제하여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예방에 기여하는 기능을 가진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건강 기능성을 극대화하려면, 양파즙의 주재료가 어떤 품종이냐에 따라 섭취 목적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혈압 조절이 주된 목적이라면 적색양파 즙이 더 적합하며, 심혈관 질환 예방 목적이라면 적색 또는 황색양파 즙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양파즙은 이러한 구분 없이 단순히 '양파즙'이라는 이름으로만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품종의 양파가 사용되었는지 알기 어렵고, 어떤 기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이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뿐 아니라, 생산자 또한 세분화된 시장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러한 문제는 양파 재배 현장에서도 나타난다. 양파 품종에 관한 정보가 체계적으로 공유되지 않고, 지역별로 획일적인 품종 위주로 재배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다양한 소비층의 요구를 반영한 품종 재배로 이어지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가공업체와 소비자의 니즈 불일치로 연결된다.
특히 양파즙 소비자 중 상당수는 단순한 갈증 해소용이 아닌 혈압 관리, 심혈관 질환 예방, 고지혈증 완화 등 특정한 건강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위한 품종 맞춤형 양파즙 제품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며, 양파즙의 기능성 정보 또한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필요한 것은 몇 가지다. 첫째, 양파즙 제품에 사용된 품종 정보와 기능성 성분(퀘르세틴, 알리신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둘째, 농업기술원 및 지자체는 양파의 용도 및 건강 목적별로 적합한 양파 품종 재배기술과 정보지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가공업체는 소비자의 건강 목적을 반영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품종에 따른 양파 가공 전략을 차별화해야 한다.
결국, 양파와 양파즙의 건강 기능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생산자–가공자–소비자 간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파즙은 다 같은 양파즙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도록 품종의 기능성과 소비 목적을 연결하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전남농업기술원, 양파 재배되고 있는 시군의 농업기술센터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며, 생산자–가공자–소비자 간의 정보 불균형 해소에 의해 양파 소비의 질적 향상과 전남 양파 산업의 새로운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