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지부 봉사자들이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묘비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사진 제공 =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지부][전남인터넷신문/강성금 부장]전날 내린 비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지난 10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비가 예보된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엄숙하고 진지한 표정의 봉사자들이 묘비 닦기 봉사를 위해 모였다.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지부(지부장 유재욱·이하 광주지부)는 이날 130명의 봉사자와 함께 자연아푸르자 일환으로 ‘국립 5·18민주묘지 묘비 닦기 봉사’를 진행했다.
이 봉사는 2006년부터 이어져 온 광주지부의 대표적인 정기 봉사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됐다. 이번 봉사는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찾는 묘역을 정비해 보다 깨끗하고 정돈된 환경을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지난 10일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지부 한 회원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묘비를 닦고 있다.[사진 제공 =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지부]봉사자들은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감사와 추모의 뜻을 담아, 묘비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닦으며 그 정신을 기렸다.
본격적인 묘비 닦기에 앞서, 봉사자들은 5·18 열사들의 넋을 위로하며 헌화와 묵념의 시간을 갖고 오월 광주의 의미를 되새겼다. 노란 조끼를 맞춰 입은 봉사자들 사이에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앳된 얼굴의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헌화와 묵념을 마친 후, 걸레를 손에 들고 묘비 앞에 앉은 고등학생 고승재(18·남·광주 북구) 군은 “교과서로만 접했던 5·18의 역사를 현장에서 직접 느껴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했다”며 “묘비를 닦으며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께 감사했고, 광주에서 태어났다는 자부심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지부 봉사자들이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묘비정화 활동 전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 =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지부]본격적으로 시작된 묘비 닦기 봉사는 1묘역과 2묘역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봉사자들은 무릎을 꿇고 앉아 묘비에 낀 먼지를 닦고, 비문이 선명히 드러나도록 정성껏 손길을 더하며 묘비 주변도 함께 정돈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박민정(53·여·광주 광산구) 씨는 “묘비를 닦으면서 보이는 이름과 얼굴들에서 오늘날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기념일만 이렇게 기억할 것이 아니라, 이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역사를 바로 알고 행동으로도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5·18 민주 묘지를 찾은 한 유가족은 “매년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는지 몰랐다”며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묘비를 닦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정말 감사하다”고 봉사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표현했다.
광주지부 관계자는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이번 봉사를 기획했다”며 “민주·인권·평화의 정신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에 꾸준히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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