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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피해 안동서 '옥타행사' 강행..4억 지원금 선거법 저촉 논란 - 제주·전남·경기·원주 대규모 행사 연기…홍성은 아예 취소 - 박종범 옥타 회장, 협회 명칭 변경하려다 내부 반발에 사과문 게재
  • 기사등록 2025-04-21 0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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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전남인터넷신문]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최악의 산불 이재민이 발생한 경북 안동에서 대규모 행사를 강행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4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선거법을 어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월드옥타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일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26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를 개최한다.


개막일을 약 1개월 앞두고 안동과 인근 지역에서 9일간 산불이 발생해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초래되면서 월드옥타는 행사 지역을 변경하거나 취소·연기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당초 일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산불 참사로 상당수 주택이 전소되거나 훼손돼 이재민들은 대회장과 가까운 안동체육관 등 임시대피소에 머물다가 최근에야 모텔 등지로 옮길 수 있었다.


이재민들은 피해 복구가 늦어진 탓에 언제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 생계를 꾸릴지 알 수 없어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제주도에서 열렸던 '세계대표자대회'에서는 제주도 방문 환영 투어 행사와 축하 공연이 전면 취소되고 만찬 건배도 술 없이 진행하는 등 희생자 애도에 집중했었다.


반면 언론에 배포한 올해 안동대회 세부 운영 계획안에는 산불 피해지역에서 개최됨에도 불구하고 오·만찬에 주류가 제공되고, 축하공연·관광 프로그램 등도 포함돼있다.


이를 두고 희생자와 이재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드옥타는 이재민 피해를 의식해 개최지를 바꾸거나 행사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재외동포들의 출입국 시간표 등을 고려해 일정을 변경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옥타는 이번 대회의 공동 주최 측인 경북도와 안동시로부터 각각 1억5천만원, 2억5천만원을 보조받아 공직선거법을 어긴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로 6월 3일 조기대선이 확정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후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6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축제나 사업설명회, 공청회, 교양강좌, 체육대회, 경로행사 등을 개최하거나 후원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그런데도 경북도와 안동시는 보조금과 별도로 KTX 안동역과 호텔, 행사장을 오가는 차량을 지원하거나 외국 바이어들이 묵을 호텔을 제공한다.


대다수 지자체가 대통령 선거 일정을 감안해 유사한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제주도는 이달 예정된 '제12회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를 오는 7월로 연기했고 인천시는 '상생시정 바로 알기 시정 설명회'를 6월 이후로 미뤘다.


전남도 '정책비전투어'와 경기도 '경기 살리기 통큰 세일', 강원도 원주 '원주혁신도시 상상마켓', 충남 천안시 'K-컬처 박람회' 등은 대선 이후로 줄줄이 늦춰졌다. 충남 홍성군은 공직선거법 저촉을 우려해 '고항봄꽃한우축제'와 '은하면 딸기축제'를 아예 취소했다.


이와 관련, 안동시와 경북도는 선관위로부터 행사 범위를 넓히지 않는 선에서 조건부로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당초 계획대로 공동 주최를 강행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후 첫 대회 개최한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취임 후 첫 대회 개최한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 : 연합뉴스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이 최근 협회 명칭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다 분란을 자초한 사실도 드러났다. 박 회장은 지난 11일 동포 언론 인터뷰에서 협회 명칭을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사과문을 내는 진통을 겪었다.


명칭 변경 추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상임이사와 지회장들이 "졸속 처리 우려가 있다", "회원들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다"는 비판 의견을 강하게 제기하자 결국 박 회장이 고개를 숙였다.


무리한 행사 추진은 박 회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일부 회원이 전했다.


월드옥타의 한 상임이사는 "이재민 구호가 한창인 상황에서 대회가 순조롭게 이뤄질지 의문이다. 술판 단합대회가 저녁마다 이어질 경우 비판 여론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집행부에 알렸는데도 수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월드옥타는 대회 기간에 240개 국내 기업의 256개 수출상담 부스를 운영하고 이재민 돕기 성금도 모을 예정이어서 행사 파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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