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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려인마을, 망명과 강제이주, 문학에 담긴 고려인의 삶 - 광복 80주년 맞아 ‘고려인 한글문학 기획전’… 김준 시인 작품 재조명
  • 기사등록 2025-03-20 08: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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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려인마을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고려인 문학의 역사와 아픔을 되돌아보는 특별 전시를 마련했다. /사진=고려인마을 제공 [전남인터넷신문]광주고려인마을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고려인 문학의 역사와 아픔을 되돌아보는 특별 전시를 마련했다.


20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번 ‘고려인 한글문학 기획전’은 3월 1일부터 고려인문화관(관장 김병학)에서 진행 중이며, 망명과 억압, 강제이주의 상처를 문학으로 기록해온 고려인 시인과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1956년 해빙기 이후 시작된 고려인 문학의 부흥기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 시기 소련작가동맹 산하에 고려인분과가 설립되었고, 1990년까지 총 15권의 한글문학 단행본이 발간됐다. 


또한 고려극장을 통해 희곡 작품들도 꾸준히 무대에 올려졌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가 어느 정도 허용됐지만 '열릴 듯 열리지 않은 시기'가 1956부터 1988년까지 이어졌다.

특히 이번 기획전의 하이라이트는 고려인 문학을 대표하는 김준(1900~1979) 시인의 작품 세계가 재조명돼 주목을 끌고 있다.

김준 시인은 중편소설 '지홍련', 장편서사시 '마흔여덟 사람', 장편소설집 '십오만원 사건'(1964), 개인시집 '그대와 말하노라'(1977)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그의 사후에는 유고시집 '숨'(1985)이 발간되며 문학적 평가를 더욱 높였다.

대표작 「나는 고려인이다」에서는 강제 이주와 낯선 땅에서의 삶, 그리고 조국을 향한 고려인들의 민족 정체성이 절절히 드러난다.

김병학 고려인문화관장은 “김준 시인을 비롯한 고려인 문학인들의 작품은 단순한 문학을 넘어 시대적 비극과 민족 정체성을 증언하는 소중한 기록”이라며, “이번 기획전을 통해 국민들이 고려인의 역사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말까지 계속되며, 고려인 한글문학 관련 자료, 원고, 작가들의 생애를 소개하는 다양한 콘텐츠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다음은 김준 시인의 '나는 고려인이다' 전문이다.

나는 고려인이다

나는 러시아 원동
이만강변 고려사람이다
백두산 신령이 먹이지 못해
멀리 강건너로 쫓아낸
할아버지의 손자로다

러시아의 '마마' 보다도
카자흐의 '아빠' 보다도
그루지아의 '나나' 보다도
고려의 '어머니'란 말이
내 정신에 뿌리 더 깊다.

난 고려사람이다
난 고려인이다

(김준 시인의 시 「나는 조선사람이다」 중에서, 원문의 '조선'을 '고려'로 수정)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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