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자유로운 곡선을 통해 생명의 힘과 공존의 미학을 표현하여 현대추상미술의 영역을 확장하였다고 주목받는 김예지 작가의 개인전
이번 전시회‘The Cell’은 작가의 대표적인 연작인 ‘Mind Curve Fitting’의 시리즈 전작인 ‘Stromatolite’(기나긴 시간의 인내와 기다림), ‘The Beginning’(다양성 폭발의 시간), ‘The Lighting’(생명 간의 연결과 소통의 힘)의 후속작으로 The Cell의 생성 과정에서 현대사회에서 갈망하는 배려와 공존의 힘이 형성되고 내재하여 있음을 회화 작업과 비단 겹침을 통해 담아낸다.
작가는 자유로운 곡선을 통해 시간의 연속성을 표출한다. 인간의 기억은 연속적인 시간으로 내재하여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파편화를 통해 기억을 분절된 형태로 저장한 후 짧은 시간 내에 재생하기를 강요 당하고 있다. 기다림의 미학은 상실되고 기억을 단지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에 도달하는 수단으로만 평가되는 처리의 과정에만 존재하게 된다. 연속적인 시간의 여러 맥락 속의 기억들은 분절된 시간과 공간으로 나누어지게 되고 시간의 연속성은 점차 무뎌지게 된다.
작가는 감정곡선맞춤(Mind Curve Fitting)을 통해 기억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시간의 연속성을 표현하는 방식을 찾아가고자 하였다. 작가는 감정의 단면을 분절화된 데이터를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기록(데이터가 비록 이산(離散)이지만 이를 Curve Fitting의 방식으로 연속된 곡선으로 경향성을 표현)하여 연속화하는 작업을 계속하였다. 자유로운 곡선은 목적한 지향점이나 방향성을 미리 지정하지 않고 감정의 흐름에 따라 캔버스 위에 반복하여 선을 이루고 이 선들은 중첩하여 면이 되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확산한다.
김예지 작가의 자유로운 곡선은 그 방향과 속도를 가늠할 수 없는 예측 불가의 무질서를 통해 창조성을 드러내면서도, 단순히 방향성 없어 보이지 않고 다양한 내적 깊이를 통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생명의 본성이 반복되고 중첩되어 곡선과 곡선 간의 행간에서 축적되고, 더욱 세밀하게 다양한 역동성을 표현하면서 시공간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새로운 요소들이 기호로 더해져 흥미를 유발한다.
현대미술에서 상상력의 근간에는 자유로운 발상과 다양한 감정의 수용에 있다. 작가는 현대과학의 발견과 현대 철학의 사유를 기반으로 인간을 포함한 세상의 많은 생명 속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특질을 작가는 심상에 투영한 후 추상회화 형태로 형상화 하였다. 전시된 작품들이 드러내는 생명의 공간 속으로 시선을 유도하고 겹쳐지고 변환되는 몰입의 세계로 관객들을 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