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 벽화는 광산구가 추진하고 고려인마을이 협력한 2024 공공미술프로젝트 결과물로 독립투사 후손 고려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면서도 환상적인 요소를 가미해 아름다운 이야기로 승화시켰다.
벽화는 건물 외관 벽면을 가득 채우며, 중앙아시아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을 중심으로 화려한 색감의 꽃과 새, 호랑이 등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벽화는 경제난과 민족차별을 피해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떠난 고려인 동포들이 국내 입국 후 광주에 정착하며 꿈꾸던 평화로운 왕국을 형상화한 것이다.
벽화 속 이야기는 한 소녀가 꽃들과 동물들이 살아 숨 쉬는 마을에서 새로운 여왕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과거 황폐했던 왕국이 점차 꽃이 만개하는 풍요로운 땅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희망과 재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소녀는 단순히 식물을 돌보는 것이 즐거웠을 뿐이었으나, 그 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결국 온 마을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냥 식물들 옆에 있는 게 좋았고, 얘기하는 게 즐거웠고, 감탄만 했을 뿐인 걸요.“
이 말에 감동한 여왕은 소녀에게 새로운 왕국을 맡기기로 결심한다. 소녀가 새로운 여왕이 되는 순간, 꽃들이 일제히 인사하며 환호하고, 공작 한 마리가 소녀의 머리 위로 날아들며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이 벽화는 단순한 예술작품을 넘어, 고려인 동포들의 정착과 새로운 공동체 형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려인 동포들이 고난을 딛고 새로운 터전을 형성한 공간으로, 이 벽화는 그들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물이 되고 있다.
또한 광주 고려인마을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이 벽화는 단순한 미적 즐거움을 넘어, 한민족의 역사와 따뜻한 공동체 정신을 되새기게 하는 소중한 공간이 되고 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