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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밥상의 범위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11-29 08: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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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7월에  '음식 관광' 브랜드 'Taste your Korea'(테이스트 유어 코리아)를 개발하고, '국가대표 음식 관광 콘텐츠 33선'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음식 관광 목적지로서 한국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여 외국인 미식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관광·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문제부가 K-푸드 열풍을 방한과 여행으로 지렛대로 삼고자 하듯이 지자체에서도 음식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관광·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음식 관련 팀을 신설하고, 관련 노력하는 곳들이 많다.

 

나주의 경우도 관련 팀을 신설하여 나주밥상을 육성하고 있다. 그런데 나주 밥상이라고 명명을 해도 그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음에 따라 일의 추진이나 효과 측면에서도 모호하고 미약한 부분들이 발생하고 있다.

 

나주 밥상은 “나주의 밥상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라고 할 수 있는데, 막상 특성을 구분하려고 보면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 나주 밥상의 범위를 좁히면 그 특성이 뚜렷해지고, 범위를 넓히면 그 특성이 희석되어 다른 곳의 밥상과 차별화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주 밥상은 분류기준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구분해야지만 나주 밥상이라고 주장하는데, 설득력이 있고, 소비자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있다.

 

그렇다면 분류기준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그것은 시민들이 나주 밥상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선정한 후 특징적인 것들을 찾아내고, 같은 특징을 가진 것의 빈도수가 높은 것 위주로 카테고리를 만든 후 그것을 기준으로 삼는 방법이 효율적일 것이다.

 

 현재 나주 사람들이 나주밥상이라는 주장하는 것들의 주요 특성은 보면 전통 음식의 경우 ① 전통 재료와 조리 기술이 전승되고 있는 음식 등, ② 조리 기술만이 전승되고 있는 음식, ③ 열원이 만들어 낸 음식, ④ 재료의 풍부함이 만들어 낸 음식, ⑤ 재료와 조리법이 사라진 음식 등으로 구분할 수가 있다.

 

위의 특성 중 ①은 평야가 많은 나주지여에서는 소의 사육이 많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나주곰탕처럼 여전히 재료의 공급이 용이하고, 조리 기술이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②는 과거 영산강에서 쉽게 잡고 활용할 수 있는 재료의 풍부함 때문에 조리 기술이 발달하였는데, 지금은 재료의 풍부함은 없어지고 조리 기술만이 전승되는 것으로 장어요리, 복어요리, 짱뚱어 요리 등이 있다.

 

이들 요리의 재료는 다른 지역에서 대체됨에 따라 지역에서 재료의 구입이 어려워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승되는 요리이다. 나주 영산포 홍어 음식의 경우 ①과 ②가 동시에 해당되는데, 흑산도 등지에서 재료가 공급되는 것은 ①에 해당되고, 수입홍어를 이용한 홍어 음식은 ②에 해당된다.

 

③은 산간 지대가 많은 전라선권역과는 달리 평야가 많아 땔감 등의 구입이 어려워 작물 수확이나 도정의 부산물을 열원으로 사용하고, 그들 재료의 열원적 특성을 요리에 활용한 것들이다. 이에 해당되는 것은 짚불구이, 나주 배숙, 연탄불구이, 나주 멧재(왕겨)를 태워 숙성시킨 집장 등이 이에 해당된다.

 

④는 나주배처럼 요리 재료가 풍부했고, 그것의 유통이나 이용과정에서 제조 및 발달된 것으로 나주배즙이 대표적이다. ⑤는 과거에 지역 특산의 재료에 의해 생산 및 이용되었던 음식의 재료 공급이 끊김에 따라 사리진 음식들로 영산강 제첩음식, 나주 읍성 순대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한편, 나주에서 전통적으로 이용되어 온 것이 아니라 최근에 발생한 음식으로 재료와 기술이 유입된 것인데도, 맛있고 인기가 좋아 정서적으로 나주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음식 또한 이것을 분류기준으로 삼아  분류하고 특성화하면 나주 밥상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것의 경우 나주음식으로의 색깔을 더 분명히 하려면 나주에서 생산된 쌀을 밥에 사용함으로 써 음식중의 핵심적인 밥의 재료가 나주에서 생산된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주 밥상을 한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다른 지역도 대동소이하므로 지역 음식을 개성화하면서도 육성하려면 지역 음식의 특성을 살림과 동시에 설득력 있는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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