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배 품종은 많고 많은데 나주에서는 신고배가 약 80%를 차지한다. 신고배 품종의 재배가 많은 것은 품질이 좋은 것과 함께 추석 무렵에 출하가 가능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배 재배 농가들로부터 신고배가 사랑을 받아온 역사는 오래되었다.
신고배는 언제 품종이 만들어졌는지는 불확실하나 이름은 1927년에 붙여졌으므로 명명(命名) 된지 거의 100년이 되었다. 신고배(新高梨)의 이름 유래에 대해 자주 언급되는 것은 일본의 배(梨) 박사인 국지추웅(菊池秋雄)씨가 고지현(高知縣) 산의 「금촌추(今村秋)」 배와 신석현(新潟縣) 산의 「천의 천배(天の川)」 배를 교배해서 탄생된 것으로 고지현(高知縣)과 신석현(新潟縣)의 앞 글자를 각각 따서 조합해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다.
신고배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최근 또 다른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것은 신고배 이름이 대만에 있는 신고산(新高山, 玉山)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이다(wikipedia). 신고배의 이름이 명명되던 1927년 당시는 배(梨)의 이름을 붙일 때 일본내 지명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신고배의 경우 유망 품종이므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의 이름을 붙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은 후지산(富士山)으로 해발 3,776m인데, 당시 대만은 일본의 통치하에 있었고, 대만의 신고산(新高山, 玉山)은 해발 3,952m로 가장 높아 새로 육성된 배에 대만의 신고산 이름을 따와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신고배의 이름 유래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 가운데, 최근 신고배의 유전자 연구에서 신고배의 교배친(편부모)은 금촌추(今村秋) 배가 아니라 신나천현(神奈川縣)의 장십랑(長十郎)이었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만약 이것이 진실이라면 신고배(新高梨)가 아니라 신신배(新神梨)라는 이름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신고배 이름의 유래가 이렇게 논란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비중이 크고 재배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데, 일본에서는 최근 신고배를 계속 재배해야 할지 고민하거나 품종 변환을 모색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여러 가지 배 품종 중 신고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더위에 일소 피해가 제일 컸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천엽현(千葉縣, 지바현)은 신고배 품종의 산지로 재배 면적·생산량·산출액 모두 전국 최고인데, 지난해에 신고배가 무더위로 인해 열매의 표면이 검게 변색되어 손상되는 ‘일소(햇볕 데임)' 피해를 많이 받아 약 80% 정도를 출하하지 못했다. 당시 배 재배 농가들은 신고배를 재배한지 40년 만에 처음 겪었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올해도 고온에 의해 신고배에 일소 현상이 나타나 50% 정도 밖에 출하하지 못했다.
지난해 더위와 올여름의 더위에 의한 일소 현상이 유독 신고배에 나타남에 따라‘신고배’는 고온에 취약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런데 지난해에 올해의 더위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여름철 무더위가 앞으로도 계속되고, 더 높은 온도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 고온에 취약한 신고배를 계속 재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고배의 고온 피해는 일본뿐만 아니라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난 배값 상승의 원인이 되었다. 그런데 신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일본에서는 품종 변환과 일소 현상에 대한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이 눈이 띠지 않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적인 배 산지이자 신고배 산지인 나주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신고배의 일소 피해는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장 내년에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문제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지금부터라도 배 봉지, 수확기, 살수 등 대응 방안 등 일소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과 함께 장기적으로 지구온난화에 대응한 품종 대책 등을 세워야 할 것이다.
[자료출처]
허북구. 2024. 폭염과 배품종. 전남인터넷신문 202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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