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초겨울 날씨다. 이 계절의 과거 농촌 풍경은 처마 밑에 곶감을 만들기 위해 깎아 놓은 감, 호박 말랭이, 수확한 옥수수, 고추 등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을 때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리운 추억의 풍경이 되었으나 중국 농촌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중국 농촌에서는 처마 끝에 수확한 곡식을 걸어서 말리는 것뿐만 아니라 가을철에 좋은 날씨의 날짜를 잡아 마을 앞에서 가을 곡식을 말리는데 이것을 ‘가을 일광욕’이라고 한다. 가을 일광욕으로 유명한 곳들은 많은데, 그중에서 특히 안휘성(安徽省) 황산시(黃山市) 휘주구(徽州區) 정감진(呈坎鎮) 정감촌(呈坎村)이 유명해 가을이면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정감촌(呈坎村)은 중국 명나라 시대의 독특하고 가장 잘 보존된 고대 마을이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 둥근 바위에 새겨진 두 개의 큰 빨간색 문자 呈坎(정감)이 보인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축구장 절반 크기에 가까운 광장이 보이고, 형형색색의 과일로 만든 다양한 그림이 눈에 띈다. 노인과 아이들이 수확물을 손에 쥐고 '수확을 축하하는 농부들'을 형상화한 것이다.
가을이면 이 광장에는 크고 작은 대나무 체를 나란히 놓아 고추와 붉은 팥, 녹색 과일, 흰 무, 보라색 가지, 노란 호박, 검은 참깨 및 기타 여러 과일이 건조 구역 선반에 깔끔하게 놓여 있다. 회색 벽과 검은 타일이 있는 회족식 주택(徽派民居, 나무 기둥을 사용하여 건물의 분위기를 지탱하는 건물)을 배경으로, "가을의 태양"을 즐기는 다채로운 고대 마을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진 시리즈처럼 보인다.
가을 태양 아래의 형형색색의 곡식들은 관광객들에게 둘러싸여 휴대폰 카메라의 세례를 받기 바쁘다. 사람들은 곡식을 말려 놓은 광장과 곡식 사이를 오가며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중년들 보다는 오히려 소녀들이 많을 정도 다양한 세대가 섞여있다.
소녀들은 다양한 옷을 입고 낭만적인 사진을 찍는다. 셀카봉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손짓하며 걸으며 이곳의 가을 풍경을 친구나 가족들에게 전하기도 한다. 자신만큼 큰 호박 옆에 있는 어린 소년이 호박과 키재기를 하고 있고, 그 옆에는 엄마가 쪼그려 앉아 있으며, 아빠는 계속 각도를 바꿔가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가족의 모습도 볼 수가 있다.
기록에 따르면 이 마을의 역사는 1,800년 이상되며, 곡식을 말리는 ‘가을의 일광욕’ 전통은 오랜 전통 풍습이자 안휘성(安徽省) 남부 지역의 일반적인 생산 및 생활 현상이기도 하다. 농업에 대해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안휘성 남부의 기후가 습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작물을 더 잘 보존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매년 가을 좋은 날씨를 이용하여 마을 건조장이나 논밭에서 새로 수확한 농작물을 건조한다. 집 앞과 뒤에 있는 건조대를 이용한다. 건조는 가을에만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며, 가을의 자연 풍경과 더 잘 어우러져 더욱 풍성해지고, 풍경이 더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된다.
정감촌(呈坎村)의 곡식의 건조는 농사의 일부이자 연장선이지만 그 풍경이 아름다워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관광상품이 되었다. 지금은 매우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조용한 시골은 시끄럽고 복잡하게 되었다.
시골의 조용한 평화는 깨졌지만 마을 앞에 있는 택배 주문처는 바쁘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태양 아래에서 자연 건조하고 있는 곡식들을 직접 보면서 구입한 것이나 예약한 것의 배달을 의뢰하기 때문이다. 택배 전문점뿐만 아니라 마을에는 도시에나 있을 법한 레스토랑, 커피숍, 상점, 공방 등이 있다. 민박집도 많아 마을 주민들의 소득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정감촌의 조용한 평화는 가을 곡식 관광객에 의해 깨졌으나 오래된 곡식의 건조 전통 곡식의 판매 증가, 수입의 다양화 등의 혜택을 마을에 주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마을 사람들의 삶이 훨씬 좋아졌을 것이라는 평이 많으나 정작 마을 사람들의 행복 지수는 알 수가 없다. 다만, 곡식의 건조처럼 농사의 일부 또는 연장선상의 작업도 농촌관광의 자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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