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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축제와 꽃의 연작장해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10-22 08: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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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꽃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꽃이 많이 피어 있는 곳들은 사람들이 많이 찾고 인기가 높아지자 하천변 등 유휴지에 꽃을 식재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경작지에 꽃을 심거나 산을 개간하여 꽃을 심어 꽃축제를 개최하는 곳들도 있다.

 

꽃을 집단적으로 식재해 놓은 곳이나 꽃축제 때 꽃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다음 해에 꽃이 필 때쯤 그 장소를 방문해 보면 예년만 하지 못한 곳들이 적지 않다. 꽃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꽃재배 경험이 증가했음에도 꽃은 오히려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한 곳들이 있는데, 왜 그렇까?

 

꽃축제 장소에 식재된 꽃을 비롯해서 꽃이 집단적으로 식재되어 있는 곳들의 화훼 작황이 해에 따라 달라지고 기복이 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같은 땅에서 예년과 같이 재배 관리했는데도 특별한 이유 없이 작황이 좋지 않다면 연작장해와 관련이 있기 쉽다.

 

연작장해란 같은 식물 혹은 같은 과의 식물을 같은 땅에서 매년 반복해서 재배하면 식물의 생육환경이 나빠져 수확량이 감소하거나 병충해가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다.

 

연작 장해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① 영양 편향, ② 병해충 증가, ③ 자가 중독을 일으키는 것 등을 들 수가 있다. ①의 영양 편향과 관련해서 화훼가 생육하기 위해서는 영양(비료)이 필요하다. 화훼의 종류에 따라 필요로 하는 성분에 차이가 있는데, 같은 장소에 같은 화훼를 계속해서 재배하면 그 화훼가 필요로 하는 성분만 흡수하게 되어 특성 성분이 부족하게 된다. 반면에 재배하는 화훼가 필요로 하지 않는 성분은 토양 중에 남게 됨으로써 연작에 의해 영양의 불균형이 생겨 생육장해를 일으키기 쉽게 된다.

 

연작은 ②의 병해충도 ①의 영양처럼 편향하게 만든다. 특정의 화훼에는 특정의 병해충이 발생하는 일이 많다. 연작하면 그 화훼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병해충이 많아지게 되면서 피해도 커진다. 토양에 있는 미생물의 균형도 무너지면서 화훼에 피해를 입히게 된다. 토양의 세균 또한 특정의 화훼를 계속해서 재배하면 밀도가 높아지고 피해를 입히기 쉽게 된다.

 

③의 자가 중독과 관련해서 일부 식물은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방출한다. 미생물 중에도 다른 미생물이나 병원균을 억제하기 위한 물질을 내는 것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성분을 화훼도 방출한다. 하지만, 다른 식물을 향해 방출한 물질의 농도가 진하게 되면 이것이 “독”이 되어 생육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연작장해를 방지하려면 휴작이나 다른 종류의 화훼와 돌려짓기를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해마다 특정의 화훼를 식재해서 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곳에서는 휴작이나 돌려짓기가 쉽지 않으므로 연작장해를 예방해야 한다. 연작장해 예방은 하나의 대책만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을 조합해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연작장해를 줄이는 방법에는 첫째 적절한 시비 관리를 한다. 토양 진단 등을 실시해, 화훼의 생육에 따라 필요한 비료를 주는 것에 의해 생리 장애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둘째는 유기물을 투입한다. 녹비 작물이나 퇴비 등의 유기물을 토양에 투입하여 토양 중의 미생물을 많게 함으로써 병충해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셋째는 화훼를 재배하지 않는 시기에 관수 관리를 한다. 많은 병원체와 해충은 수중에서 장시간 생존할 수 없으므로 재배에 앞서 일정 기간 담수(湛水)를 실시한다. 또, 수용성의 염류나 비료 성분도 담수에 의해, 녹아 나와 포장 밖으로 배출할 수 있으므로 염해의 경감에도 효과가 있다.

 

넷째는 토양 소독을 한다. 여름철 기온이 높은 시기에 토양 표면에 비닐을 깔아 태양열에 의해 토양 온도를 상승시켜 물리적으로 병원체나 해충을 구제하는 태양열 소독법과 약제 소독법이 있다.

 

다섯째, 서로 다른 화훼를 돌려짓기하는 것이 좋으나 특정 화훼명을 내걸고 하는 축제의 경우 매년 같은 화훼를 심게 된다. 이때는 같은 종류의 화훼일지라도 생육 특성이 다른 품종을 번갈아 가면서 식재한다.

 

여섯째는 동반 화훼를 식재한다. 특정의 화훼를 메인으로 식재하더라도 연작장해 해소에 도움이 되는 화훼를 일부 섞어서 재배한다. 이외에 일부 특정 화훼의 경우 연작장해에 둔감한 대목을 활용한 접목묘의 식재 등이 있다. 또한 가능하면 화훼의 선택 단계에서부터 연작장해가 잘 발생하지 않은 화훼를 선택하고, 연작장해의 주기가 짧은 화훼는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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