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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의 음영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9-27 08: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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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이달 27일부터 29일까지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는 제30회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린다. 전남도는 올해 30주년을 맞은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 대해 “국가와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남도음식에 푹 빠지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행사 예정 내용을 요약하면 남도 명인 푸드쇼에선 남도 음식 명인들의 음식을 3천원에 맛볼 수 있다. 27일 오전에는 집장, 낮 12시에는 앙금절편, 28일 오전에는 모싯잎떡, 오후 3시에는 육포, 29일 낮 12시에는 홍어무침이 선보인다.

 

22개 시군관에서는 시군 대표 음식을 관람객이 직접 맛보고 현장 스티커 투표를 통해 인기 음식도 선정한다. 시간대별로 특산물 시식 이벤트도 진행돼 다양한 전남의 농특산물을 맛보며 행사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시식 특산물은 나주 배 식혜(일 210잔), 담양 유과(일 100개), 고흥 오란다(일 2천 개), 무안 고구마말랭이(일 100개) 등이다. 요리 인플루언서 쿠킹쇼도 현장 라이브로 진행될 예정인데, 김치클래스, 남도 자장면의 시연을 하고, 30명에게 특별 시식 기회가 주어진다.

 

30주년 기념 글로벌 미식존에서는 남도 식재료를 활용해 딤섬, 바비큐 덮밥, 라멘, 빠에야 등을 만들어 선보인다. 전남 특산품인 '고흥 유자, 영암 무화과'로 개발한 '남도 1호 피자'를 축제 기간 매일 1천800여명에게 무료 시식 기회를 제공한다. 행사 마지막 날인 29일엔 남도 식재료를 활용한 남도 김밥 요리경연대회가 열린다.

 

“남도의 맛! 세계를 잇다”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의 주최 측에서는 “큰잔치를 찾는 방문객이 다양한 남도 음식을 맛보고 즐기도록 막바지 행사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는데, 내용을 보면 무늬만 국제행사이고, 어떤 기대효과를 얻기 위해 개최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크다.

 

주최 측에서는 방문객이 국가와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남도음식에 푹 빠지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행사 개최 목적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남도음식의 정체성 고양이다. 둘째는 남도에서 생산되는 음식 재료의 소비 확장이다. 셋째는 남도음식의 관광자원화 촉진이다.

 

첫째의 남도음식의 정체성은 남도 음식의 생성 배경, 정착, 활용, 변천에 관한 것으로 식재료를 생산하는 남도의 인문 및 자연환경, 농경과 수산업, 철학 등 남도만의 차별성, 역사성, 남도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체성은 문화적 특이성, 이야기가 있는 음식 등으로 남도 음식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화를 위해 소홀하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둘째의 남도에서 생산되는 음식 재료의 소비 확장성은 전남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의 판매촉진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전남에서 생산되는 주요 음식 재료는 대부분 전남의 기후 환경, 지리적 환경에 유리한 것들로 경쟁력 우위에 있는 것들이다. 고흥 유자, 나주 배, 무안 양파, 완도 비파, 해남 고구마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이들 재료를 활용한 음식의 개발과 보급, 홍보는 결과적으로 재료의 소비 촉진에 큰 도움이 된다.

 

셋째의 남도음식의 관광자원화는 관광에서 맛집 순례 등 음식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 지역 특산 음식은 지역에서 생산된 음식 재료를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음식관광의 수요는 음식점, 숙박업 등 지역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특산 농수산물의 소비증대와 홍보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위의 세 가지 측면을 제30회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 대입해 보면 형식과 구색은 갖췄으나 정교하지 못하고 실용적이지도 않은 것들이 많다. 가령,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음식인 집장 등 전통 음식의 푸드쇼, 남도 음식의 정체성를 살리지 못한 김치클래스와 남도 자장면의 시연이 그렇다.

 

특히 글로벌 미식존에서는 남도 식재료를 활용해 딤섬, 바비큐 덮밥, 라멘, 빠에야 등을 만들어 선보이는 것은 1회성으로 남도 사람들에게도 매우 낮선 것들이다. 남도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명분으로 포장을 했으나 외국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기대효과도 낮다. 우리 전통 음식은 우리 음식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맛있는 것처럼 외국의 음식도 고유의 재료를 사용했을 때 최적의 맛이 되기 때문이다.

 

기획과 내용이야 어찌되었던 제30회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는 이달 27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된다. 현재의 시점에서는 성황을 이루길 바랄 뿐이다. 다만 행사를 진행하더라도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행사를 면밀하게 체크해 남도 음식이 정체성을 가지면서 음식 재료의 판매촉진, 관광 자원화, 국제화가 되는데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고, 이것을 남도 음식 정책, 제31회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 및 남도 음식의 발전 로드맵 작성에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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