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뻔한 이야기인데도 극본과 배우들의 연기가 탄탄해서 저도 모르게 실컷 웃었어요."
지난 12일부터 서울 대학로 코델아트홀에서 상연 중인 연극 '귀족수업'이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 중이다.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희곡 '서민 귀족'(Le Bourgeois Gentilhomme)을 각색한 '귀족수업'은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허영심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희극 작품이다.
생이 아름다운 극단이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을 받아 두 번째 무대를 올렸다.
작품의 시놉시스는 단순하다. 벼락부자가 된 상인 쥬르댕이 귀족이 되고자 막대한 돈을 들여 귀족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다. 귀족이 되겠다는 허영심에 사로잡힌 쥬르댕은 딸 뤼씰르를 후작과 결혼시키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평민 출신의 연인 끌레옹뜨가 있다. 결국 끌레옹뜨가 쥬르댕의 허영심을 역으로 이용해 뤼씰르와 결혼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전형적인 이야기 전개지만, 설득력 있는 장면 연출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관객에게 몰입감을 준다. 극 초반 배우들의 진한 분장과 과도한 슬랩스틱 연기가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중반부터는 오히려 이 같은 과장된 연출이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시종일관 관객과 소통하며 극을 끌어가는 연출도 관객을 끊임없이 웃고 박수치게 한다.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완벽하다. 희극 특성상 대사량이 많은데도 정확한 발음과 자연스러운 대사 전달로 관객이 극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공동 연출 겸 쥬르댕 역을 맡은 배우 김정한과 끌레옹뜨의 하인 코비엘르 역의 배우 권혁준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인다.
원작의 코미디 발레에 재즈와 스윙댄스를 섞어 현대적인 감각으로 각색한 시도도 눈에 띈다. 보통 각색 작품에선 원작의 코미디 발레를 제작 여건상 삭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이 아름다운 극단은 과감하게 재해석한 버전으로 되살려 무대에 올렸다. 전문 무용수들의 춤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작품 전반에 흐르는 귀족적인 분위기를 재현하기엔 충분했다.
연극 '귀족수업'은 오는 22일까지 서울 대학로 코델 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추석 연휴인 16∼18일에는 상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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