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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농촌의 위험한 관계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2-26 09: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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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농업과 농촌은 어떤 관계인가? 과거에는 농업과 농촌은 동질성이 컸으나 최근에는 양자를 별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실제로 그렇다. 그렇다면 농업과 농촌이 별개로서 존재가 가능할까?

 

요즈음 은퇴한 사람들이 농촌으로 이주하여 살면서 농촌인구의 비농업화된 사람들을 흔히 볼 수가 있다. 그들 중에는 농업과는 관계가 없는 가운데 공기가 맑고,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서 텃밭을 가꾸면서 연금으로 생활하는 삶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이주한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막상 농촌 생활을 해보면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지역민과 부딪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한 예로 대도시에서 은퇴한 노부부가 농촌으로 이사를 와서 살고 있는데, 근처의 축사에서 풍기는 냄새 때문에 문을 열어 놓지 못하겠다며 축사를 옮겨 달라는 민원을 면사무소와 군청에 제기한 사례가 있었다. 또한 축사 때문에 파리가 많고, 근처의 밭에 뿌려진 두엄 때문에 냄새가 고약하다며, 면사무소에 대책을 세워달라는 민원도 있었다.

 

면사무소에서는 민원제기에 대해 무시할 수 없어서 축사를 운영하는 농가에게 이주민의 민원 내용을 전달하면서 주의를 요청하였는데 축산 농가는 현재의 장소에서 축사를 계속해 왔는데 무슨 소리냐며 이주민들과 갈등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이 경우에 농민들은 기가 막히는 일인데, 만약에 이주민이 사전에 농업에 대해 접하거나 공부했다면 농촌 이주나 민원제기에 대해 신중히 생각했을 것이다.

 

위의 사례와는 반대로 농사를 지으면서 도시에 사는 사람도 있다. 농사를 짓는 땅은 농촌에 있으므로 일할 때만 농촌으로 오고, 마을 공동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 등에는 손을 놓은 채 자신의 농장 일만 하다 보니 농촌지역에서 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커뮤니티의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례는 앞으로 더욱더 증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작을 포기한 땅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회사의 경우 곳곳에 흩어져 있는 형태의 농지를 빌린 다음 IT의 활용과 농업에 뜻이 있는 젊은이를 고용해 농사를 짓는 회사의 경우 생활기반은 농촌을 벗어나기 쉽다.

 

농사를 지으면서도 농촌에 거주하지 않게 되면 농촌인구는 고령자들만 남게 되고 빈집이 늘어나면서 농촌을 점차 소멸하게 된다. 빈집이 늘어나면 가게가 사라지고, 학교는 점차 통합되어 마을에 사는 것은 물로 이주하기도 어렵게 되고, 공장처럼 도시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들만 보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농촌 마을은 없어져 버리고, 농촌 마을을 중심으로 한 농자재의 공동구입, 농업기술과 기계의 공유 등 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특산품목의 재배와 판매 등 농촌 마을 중심의 농업 이점이 사라지기 쉽다. 또한 소규모 재배에 의한 다양한 종류의 재배식물도 어렵게 된다.

 

따라서 농업과 농촌, 농촌과 농업이 확연하게 분리가 되는 것은 결과적으로 농촌인구와 농촌 마을의 소멸을 부추기게 되고, 다품종 소규모 작물 재배에 의한 농업의 다양성에 균열을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려면 농촌 이주자에게 사전에 도시농업 교육 등을 통해 농업에 대한 이해와 농업 관련 교육을 통해 농업과 농촌에서 사는 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또한 농촌 환경과 자원 자체를 관광 등 농업 이외의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농촌의 인구 소멸을 막아야 한다. 농업과 농촌의 관계는 이처럼 분리가 되면 될수록 예기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고, 농촌인구의 소멸이 앞 당겨 질 수 있는 위험한 관계에 놓이게 된다. 그러므로 농촌인구라는 측면에서 초점을 맞춘 대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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