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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식 재미 농업 모델 만들어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0-24 0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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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전남 곳곳에서 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축제장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가운데 식물을 주제로 한 동호회 등에서 가꾼 원예작품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화 분재, 야생화 분경, 다육식물 분경, 분재, 자생난 등이다.

 

이들 작품은 낮설지 않은 것들이나 그것들을 제작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새롭다. 과거에는 주로 전문가들이 만들어 전시와 판매를 했었는데, 현재 전시되고 있는 다수의 작품은 동호회 회원들이 만든 것으로 전문가들이 만든 것 이상으로 수준이 높은 것이 많고, 전시를 통해 보람을 느끼기 위한 목적성이 강하다.

 

국화 분경 그리고 야생화 전시 작품을 보면서 안내를 해 주신 분들에게 어떻게 해서 배우게 되었고, 주로 활동하는 회원분들에 대해 질문한 결과 작품을 출품한 회원들은 주로 정년퇴직한 분들이라고 했다. 배우게 된 계기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한 도시농업교육, 가정원예 교육 등을 통해 강사분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동호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역이나 동호회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도시농업교육, 가정원예교육, 치유농업, 원예치료 등의 프로그램은 위의 국화 분재, 야생화 분경의 입문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았다.

 

그런데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도시농업 등의 프로그램과 위의 전시회 품목, 그 작품을 만드는 목적, 성취 효과 등은 이질적인 것들이 많다. 그 배경에는 도시농업 등의 프로그램은 주로 해외에서 이론이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도 프로그램이 도시중심으로 짜여져 있어 전남과 같이 농어촌과 유휴 토지가 많은 곳, 농사 경험이 축적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한 예로 어느 지역의 도시농업 프로그램과 수강자들을 분석해보니 옥상이 있는 집에 거주하고 있는 수강생은 한 명도 없는데 옥상정원 수업이 4시간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가정원예 프로그램 내용에는 지역에 있는 자원식물을 활용한 분재나 야생화 분경, 국화 분재처럼 만드는 것에 대한 것은 없었고, 꽃집에서 판매하는 서양 원산 관엽식물을 이용한 테라리움 만들기 등 시골에서는 다소 맞지 않는 것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물론 도시농업이나 가정원예, 치유농업, 체험농업 등도 농업을 취미로 하는데 일정부분 도움이 되고 있으나 문제는 프로그램이 실습에 사용된 재료들을 생활 속에서 쉽게 구입할 수 없고, 지속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전남은 많은 지역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시골에서 국화분재, 야생화 분경 등을 하시는 분들은 주로 전직 교사, 전직 공무원 등 농업 외의 직업에 종사하다가 정년퇴직한 분들로 농사가 아니라 농업을 재미로 활용하기 위해 입문한 분들이 많다. 즉, 꽃꽂이, 테라리움 등 1회성으로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5년, 10년, 20년 등 긴 호흡을 갖고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재미가 있는 재미 농업을 원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재미 농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 관련 수요가 발생하고 시장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농업 외에 재미 농업이라는 분야가 만들어져 소득과 직업 창출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전남처럼 야생식물, 목부작을 할 때 필요한 고목 등 자원이 풍부한 곳들이 공급원 역할을 하는데 좋은 여건이 된다.

 

따라서 전남식의 재미 농업 모델을 체계화시키면 농업이 퇴직자들의 여생을 보다 즐겁게 만드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시장의 형성과 발전을 통한 관계자의 소득 증가에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가 된다.

 

전남의 농업 관련 기관이나 대학 등에서는 도시농업 등 외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남 실정에 다소 맞지 않는 프로그램을 억지 춘향식으로 적용하지 말고, 전남에서 재미농업 이론을 먼저 만들고, 전남식의 재미 농업 모델을 만들어 확산시키길 바란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1. 전남 도시농업과 재미농업.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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