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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음식 문화 13: 호남선의 제비쑥떡과 전라선의 쑥떡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 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2-11-24 0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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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김동국 기자]쑥떡은 예로부터 서민들이 일반적으로 이용해 온 떡이다. 쑥을 이용한 떡을 식용하는 문화는 중국과 일본에도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전라선과 호남선권 구별 없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 


그러므로 쑥떡 자체를 제조하고 식용하는 문화의 지역에 따른 유무와 구분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다만, 떡의 종류가 풍부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쑥떡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는 측면과 이용문화의 차이에 따른 고유성이 존재한다.

 

전라선권에서는 쑥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이용문화가 풍부한 가운데 호남선권에서 흔히 사용된 제비쑥떡의 이용 문화는 희박하다. 전라선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야가 많은 호남선권에서는 제비쑥이 풍부하고, 제비쑥을 떡에 이용하는 문화도 발달되어 있으며, 그 문화는 지금도 고령자를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나주를 중심으로 호남선권에서 제비쑥으로 불리는 것의 표준명은 떡쑥이다. 이 표준명은 전남에서 사용되는 곳이 없었고, 고령자분들은 떡쑥에 대해 제비쑥, 서리쑥, 기쑥, 계쑥 등으로 알고 있다. 제비쑥이라는 이름은 광주, 나주, 영암, 화순 등지에서 많이 불리는 이름이며, 함평, 영광 해안 지역에서는 서리쑥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고, 고창, 정읍, 김제 등지에서는 기쑥 또는 계쑥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어 왔다.

 

호남선권에서는 떡쑥의 이름이 지역에 따라 달리 불리어도 1960년대 말까지도 많은 지역에서 떡에 이용한 문화가 있었으며, 특히 나주에서는 제비쑥떡으로 불리며, 찰지고 맛있는 고급떡으로 명성을 떨쳤다.

 

제비쑥떡의 제조와 식용문화는 이처럼 호남선권에서는 풍부하고, 전라선권에서는 희박해 기차선로에 따른 식용문화가 명확하게 구분이 된다. 그런데 이 식물을 떡에 이용하는 문화는 우리나라 외에 대만, 베트남, 일본, 중국 등 해외도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국제성을 띠며, 그 이용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비쑥떡의 이용 역사에 관한 자료를 찾기 힘드나 중국과 일본에서는 매우 오래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중국의 경우 제비쑥떡은 한족(漢族) 전통 음식인 청명병(清明餠, 칭밍빙)에 해당된다. 청명병은 청명절에 만들어 먹고, 제사에 활용하는 것인데, 주로 상해(上海, 상하이), 절강(浙江, 저장), 강소(江蘇, 장쑤)성에서 많이 이용된다. 복건성(福建省, 푸젠성), 광동성(廣東省, 광둥성), 강서성(江西省, 장시성), 안휘성(安徽省, 안후이성) 및 기타 남방 일부 지역에서도 전통적으로 이용되는데,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중국에서 제비쑥떡이 청명절에 사용된 역사는 2,000여 년 전의 주나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떡쑥이 사용된 배경에 대해서는 태평천국(太平天國, 1850년에서 1864년까지 중국에서 벌어진 대규모 내전)의 장수 이수성(李秀成)이 청나라 병사에게 쫓기고 있을 때 근처의 농민이 청단(靑團)을 만들어 이수성을 도왔고, 후에 이수성이 청단(靑團)을 만들어 활용하도록 명령하고, 먹은 데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제비쑥떡이 호흡기 질환, 이질 등에 효능이 좋은 데서 사용되었다는 설도 있다.

 

일본에서는 879년에 쓰여진 『일본문덕천황실록(日本文徳天皇實錄)』에 의하면 3월 3일에 떡쑥을 채취하여 떡으로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현재도 봄의 일곱가지 풀(나물)로 이용되고 있을 정도로 이용 역사는 매우 오래 되었다. 대만에서도 전통 떡에서는 제비쑥떡이 빠지지 않고, 그 문화가 지금도 전승되고 있다.

 

따라서 제비쑥떡 문화는 전라선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호남선권에만 존재하므로 호남선권의 특색있는 음식과 떡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원이며, 동시에 국제성을 띠는 음식으로 개발 가치가 높다. 특히 나주는 제비쑥떡 제조와 이용문화가 발달되어 있고, 맛이 좋을 경우 택배에 의한 소비자 확장성이 매우 높은 특성이 있으므로 이 점에 주목하고 활용성을 높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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