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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본고장 전남, 신소득 작물로 육성해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2-03 08: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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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 세계적으로 의료용, 섬유용, 건축용, 요리용, 탄소 포집용의 대마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마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 산업용 대마 재배를 소득 작물화하고 있으며, 국내 몇몇 지자체에서도 대마를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잎과 꽃에 마약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대마는 대마초 및 마리화나(marijuana)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으나 우리 조상들은 대마 섬유로 삼베(대마포)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여름철의 대표적인 옷감인 삼베를 짜고 이용하는 문화는 과거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행해진 가운데 특히 전남에서 솜씨가 뛰어나 곡성의 삼베 제조 기술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2호 돌실나이로 지정되었다(지금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40호 '삼베짜기'에 통합되었다). 

 

전남 보성 또한 삼베로 유명했으며, 현재도 매년 대마 재배와 삼베를 짜는 기술이 행해지고 있다. 특히 보성삼베랑의 이찬식 대표는 1967년 전남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 후 4년 반 동안 직장생활을 한 뒤 지금까지 50년이 넘도록 보성에서 대마 재배와 삼베를 짜오고 있다.

 

전남은 그만큼 대마와 인연이 깊고, 대마의 고장이라는 상징성과 이미지 자산이 있으며, 현재도 전통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으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소득작물로의 전환과 육성에는 외면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대마의 산업화에 대한 논의조차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다른 지자체에서는 대마의 산업화를 위해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상북도와 춘천시이다. 2020년 7월에 산업용 대마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경북은 그간 마약으로 취급되어왔던 잎, 꽃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유용성분을 추출해 의약용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실증연구와 함께 산업화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안동농업기술센터, 안동농협, 안동와룡농협과 공동연구를 통해 종실용 대마 재배기술 매뉴얼을 완성했다.

 

춘천시는 2019년부터 대마(헴프)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시 예산을 편성해 대마 소재 연구 및 산업화 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1까지 15억원을 투입해 ‘천연소재(대마) 연구개발 및 산업화’사업을 추진했다. 충남 예산군농업기술센터는 지난해에 귀농인 25명을 대상으로 대마 재배 이용기술 교육을 실시했다.

 

여러 지자체에서 이처럼 대마 재배와 산업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산업용 시장이 매년 30% 이상 증가하고 있는 유망 산업이기 때문이다. 대마의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국내 지자체들은 주로 의료용 대마, 화장품용 및 미국 타임지에서 6대 슈퍼 곡물로 선정되기도 한 종자에 집중되어 있으나 대마의 활용 범위는 매우 넓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산업용 대마는 최근 탄소 포집 식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연구 자료에 의하면 1ha에 식재된 대마는 3-4개월 만에 최대 22톤의 이산화탄소를 격리할 수 있다. 메이저 광산업체 글렌코어(Glencore)는 호주 밀러란(Millmerran)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연간 110,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시험하는 데 2억 1,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그런데 호주의 평균 농장인 4,500ha에 대마를 재배하면 신기술이나 미래 연구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대기에서 거의 300,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다. 

 

대마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남에 따라 최근 탄소 중립을 위한 섬유 패션 소재로서 대마의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마는 목화 재배에 비해 물이 1/2 정도밖에 사용되지 않고, 같은 면적의 땅에서 섬유를 200-250% 정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마 재배 시는 살충제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토양과 수질의 오염이 적으므로 지구환경에도 좋다.

 

대마 섬유는 의류 외에 종이, 바이오 플라스틱, 바이오 연료로 유망하고, 건축 및 단열재로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유리 섬유 복합 재료, 알루미늄 및 기타 재료를 대체하는 소재로 유망시 되고 있다. 따라서 마약 성분이 적은 산업용의 대마를 재배하면 다양한 가치사슬(value chain)이 형성되면서 여러 산업과 제품군의 연계에 의한 지역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므로 전남에서도 대마 재배와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와 추진이 되길 바란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1. 보성 삼베, 전남의 마지막 삼베가 아니길.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 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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