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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즙장과 집장의 뜻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12-09 08: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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즙장으로 불리는 집장[전남인터넷신문]된장은 ‘반죽이나 밥 따위가 물기가 적어 빡빡하다’라는 데서 유래된 ‘된’과 장의 장(醬)으로 내용물이 빡빡한 상태의 장을 가리킨다. 


반면에 즙장(汁醬)은 간장, 된장, 고추장 등과 같은 기본장과는 달리 일부 지역에서 단기간에 별미로 담가 먹었던 장으로 액체가 많은 장(사진)으로 된장에 대한 상대적인 말이라 할 수 있다. 

 

즙장은 장기간 발효시켜 만든 된장과 달리 담가서 단기간에 발효시켜 먹는 속성장이다. 독특한 풍미가 있고, 지방마다 원료의 종류, 발효 및 숙성 조건 등이 달라 그 형태 및 품질이 매우 다양하다. 


집장은 콩이 주원료로 사용되는 된장과는 달리 보릿가루가 주원료여서 단맛이 강하고 그대로 밑반찬으로 이용되는 특징이 있다. 

 

즙장이라는 말은 『규합총서(閨閤叢書)』, 『시의전서(是議全書)』, 『부인필지(婦人必知)』 등 조선시대의 많은 문헌에 나타나 있으며, 고문헌에서는 “콩과 밀기울과 메주를 만들고 야채류를 넣어 말똥속에서 숙성시킨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현대의 사전에서는 즙장과 집장이 구별되어 있기도 하다. 즉, 국어대사전(문세영. 1956. 삼지사)에는 즙장에 대해 “밀기울과 콩을 물에 불려 시루에 쪄서 절구에 찧은 뒤에 밤톨만큼씩 덩어리를 만들어 메주처럼 띄운 후 건조하여 가루를 만들어 누룩가루와 물을 섞고 소금을 넣어 밀봉하여 두었다가 십 여일 후 설탕을 타서 먹는 음식이다.”라고 되어 있다.

 

엣센스국어사전(이희승. 1974. 민중서림)에는 “집장은 하절에 먹는 고추장 비슷한 음식, 여름에 띄운 메주를 볕에 말려 빻고 고춧가루와 함께 찰밥에 버무려 장아찌를 박고 간장을 조금 쳐서 봉해 가지고 뜨거운 두엄 속에 8-9일 묻어서 먹는 장이다.”라고 해설해 놓았다.

 

한국식품연구(조은자. 2008. 성신여자대학교 출판부)에서도 즙장과 집장을 구분해 놓았는데, 즙장은 “막장과 비슷하게 담되 수분이 줄줄 흐를 정도로 많고, 무나 고추, 배춧잎을 넣고 숙성시킨다. 산미도 약간 있다. 밀과 콩으로 쑨 메주를 띄워 초가을 채소를 많이 넣어 담근 것이다. 경상도, 충청도 지방에서 많이 담그는 장으로 두엄 속에서 삭히도록 되어 있다.”하고 풀이해 놓았다. 

 

집장에 대해서는 “여름에 먹는 장의 일종으로 농촌에서 퇴비를 만드는 7월에 장을 만들어 두엄더미 속에서 넣어 두었다가 먹는 장이다.”라고 해석했다.

 

위의 사전적 해석이나 전문가의 구분 기준에 의하면 집장은 여름에 제조한다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나 즙장과 집장 모두 메줏가루를 사용하거나 두엄 속에서 삭히는 공통점이 있다. 또 즙장에 대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과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에서는 집장으로 기록하고 있다.

 

현재 나주에서 고령자분들은 즙장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집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므로 된장에 비해 속성으로 제조하고 즙액이 많은 즙장이 집장으로 변화되어 정착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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