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쪽염료를 만들어 염색하는 방법에는 반물법이라는 것이 있다.
반물법은 수확한 쪽잎에서 색소를 추출한 후 이것을 곧바로 발효시켜 염색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염액의 제조시간을 단축시킬 수가 있는 이점이 있다.
쪽의 추출물에는 다양한 성분과 더불어 기능성 물질이 있는데, 쪽 추출물에 석회를 넣어서 침전 시킨 후 진흙처럼 만든 니람(泥藍)으로 제조하게 되면 침전물 외에는 버리게 되므로 유용물질이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 데에 비해 반물법은 추출물을 모두 염료로 활용하기 때문에 기능성 물질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반물법은 이와 같은 이점이 있는 반면에 염액의 농도가 다소 옅고, 염색 시기가 신선한 쪽의 수확기로 한정된다는 단점이 있다.
니람의 경우 색소를 추출하여 석회를 넣어 교반하면서 색소를 침전시키고, 윗물을 버린다. 결국 색소가 니람이라는 형태로 되고, 염액의 제조 시는 니람과 물의 비율에 따라 염액의 농도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반물법은 신선한 쪽을 물에 담가서 색소가 추출된 물을 모두 이용하기 때문에 색소의 농도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반물법을 이용할 때는 주로 쪽의 잎사귀만 따서 이용한다. 쪽의 색소는 대부분 잎에 있으므로 줄기를 제거하고 잎만을 물에 넣어 추출하는 게 일반적이다. 잎을 따는 데 노동력이 필요하나 잎만을 사용하면 그만큼 색소의 농도를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반물법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조선시대의 문헌인 규합총서(閨閤叢書),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산가요록(山家要錄) 등에는 반물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규합총서에 의하면 반물의 장점으로는 빛깔이 고운 점을, 단점으로는 쪽잎의 수확이 가능한 계절에 제한된다는 점을 들었다.
반물법의 이러한 특성은 근대 나주에서 반물법보다는 니람을 만들어 발효 환원하는 염색법이 크게 발전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즉, 과거 나주에서 상업적으로 쪽물 염색을 했던 가정과 마을에서는 대부분 여름에 니람을 만들어 보관했다가 늦가을에서 이른 봄에 쪽물을 발효하고 염색하였다.
과거에 결혼식 등의 행사는 농한기 및 생산물의 판매에 의한 금전이 많이 생기는 시기에 많이 이루어졌다. 남도에서 김 양식 등을 하는 곳에서는 겨울에 김을 양식하고 수확해야 하므로 바빴고 봄에는 김 작업이 끝나고 판매한 돈이 모이므로 봄에 행사를 많이 했다.
그런데 농토가 많은 나주에서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일을 해야 했으며, 가을에 수확한 것을 환전하여 겨울에 행사를 한 사례가 많았다. 그로 인해 쪽물 염색의 수요는 겨울에 집중되었다. 이로 인해 과거 나주에서는 반물법이 존재하고 이루어졌으나 특히 니람을 만들어서 전문적으로 염색하는 방법이 많이 선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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