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쪽식물에 추출하여 만든 염료인 니람(泥藍)은 색깔만 파랗지 불용성이므로 곧바로 염색을 할 수가 없다.
천을 물들일 수 있는 제대로 된 염료가 되려면 다시 발효화원의 과정을 거쳐서 수용성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이것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며 온도 등 환경 조건도 중요하다.
그허한 배경에서 과거 나주에서 쪽물의 발효 환원과 염색이 이루어졌던 장소를 조사한 결과 크게 실내와 실외로 구분되었다.
실외에서 발효 환원은 주로 자가용(自家用)이나 소량을 발효시키는 곳에서 행했는데, 여름이나 초가을에 마당이나 처마 밑에서 발효를 하였다.
상업적으로 쪽물을 염색했던 곳에서는 대부분 니람을 여름에 만들어 두었다가 가을이나 겨울철에 발효를 시켰다. 발효 환경 측면에서 가을이나 겨울은 쪽 발효균의 일반적인 활동 적온이 30℃ 전후라는 점에서 실외에서는 발효에 매우 불리한 시기였다. 그래서 쪽물을 발효시키기 위한 항아리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이나 발효 전용실에 두고 발효를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안방에 항아리를 놓고 니람과 잿물을 넣어 둔 다음 항아리 뚜껑은 덮지 않고, 막대기를 넣어 두고 꽃물이 만들어 질 때까지 저어 주었다(한0수, 83세. 2009년 9월 5일 나주시 영산동 산정리 가마태마을 자택에서 인터뷰)”, “시집왔더니 시어머니가 안방에 큰 항아리 두 개를 넣어 놓고 쪽물을 만들었는데,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힘들었다(김0임, 82세. 2011년 10월 9일 나주시 문평면 북동리 명하마을에서 인터뷰)”는 제보에서처럼 안방을 차지하기도 하였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안방에다 쪽물 항아리를 두었던 것에 대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일반 농가에서도 안방에 수수깡으로 울타리처럼 만들어 놓고 고구마를 넣어 보관했던 것이 일상적인 시절이므로 환금성이 강한 쪽물 항아리를 방안에 두고 발효를 시켰던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방안 외에 “쪽의 추출은 도로가에서 했지만 발효는 헛청에서 했다(이0순,85세. 2011년 9월 25일 나주시 영산동 용산 주공아파트 노인정에서 인터뷰 ).” “오두막집으로 좁기 때문에 방안에 못하고 마당에서 발효를 하였다(김0자, 85세, 2011년 10월 2일 나주시 봉황면 용전리 지동마을에서 인터뷰).”라는 제보처럼 부엌, 헛간, 소죽간(일정한 간격으로 둘러막아 쇠죽을 만드는 공간) 등도 발효 장소로 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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