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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세계 유일의 나주 온돌방 쪽 염색 방법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10-07 08: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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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쪽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염료 중의 하나이자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서 청색 염료로 사용되어왔다. 


세계 각지에서는 지역에 자생하거나 지역의 기후환경에 맞는 인디고 식물을 재배하고, 염료로 이용해왔다. 


한국 또한 기원전부터 쪽염색을 이용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역사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쪽염색은 요람과 대청이라는 식물을 재배해서 염료를 만들어 이용했다. 쪽염료는 수확한 쪽을 물에 침지시킨 후 물에 추출된 인디칸을 산화시켜서 니람으로 만들어 사용했다. 


염색에 사용되는 염료는 니람을 항아리에 잿물과 함께 넣은 후 염액이 발효 환원이 되면 염색에 이용되었다. 그런데 쪽염액이 염색할 수 있도록 환원시키기 위해서는 쪽 색소와 잿물을 혼합 후 보통 10~30일간 발효 환원을 시켜야 하고, 미생물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25℃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다.

 

쪽염료를 발효 환원시키기 위해서는 온도가 높아야 하는데, 대만, 중국 윈난성(雲南省), 베트남, 캄보디아 등 전통적인 쪽 염색 방법이 한국과 유사한 곳에서는 겨울에도 따뜻해 기온은 쪽 염료의 발효 환원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겨울이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쪽염료의 발효 환원이 어려워 겨울철에는 염색을 하지 못했다. 

 

쪽문화가 발달한 나주는 추운 겨울철이 있으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돌방 쪽염색 문화’를 탄생시켰다. ‘온돌방 쪽염색’은 한국의 전통적인 난방 방법인 온돌방에 쪽염액을 담은 항아리를 넣어 두고, 쪽 염액을 발효 및 환원시켜서 염색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온돌방은 생활공간이면서 발효의 장소이기도 했다. 메주를 발효시키거나 식혜를 만드는 장소로도 이용했다. 그러한 문화가 있으므로 쪽염료 항아리를 방안에 두고 이불 등으로 감싸서 온도를 높이고 이를 유지하면서 발효 환원시키는 것은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나주에서는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에 쪽물 항아리를 두고 쪽 염료를 발효 환원시키고, 염색을 하기도 했다. 이때는 쪽염료의 발효 환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방안이 덥고, 쪽 염료 냄새가 나서 사람들이 고역을 치룬 경우도 있었다.

 

쪽 염색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에서는 나주에서만 유일하게 쪽 염료를 발효시키기 위한 전문적인 쪽 발효환원 온돌방이 있었다. 이것은 전문적으로 쪽 염색을 하는 곳에서 겨울에도 쪽 염색을 하기 위한 시설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온돌방과 다른 형태로 쪽물의 발효 환원에 적합하도록 되어 있었다.

 

우선, 큰 항아리를 방안으로 쉽게 옮길 수 있도록 문틀과 문을 크게 만들었고, 아궁이는 보통 부엌 안에 있었던 것과는 별도로 설치되어 부엌과는 무관했다. 아궁이에는 아침과 저녁에 장작불을 지펴서 쪽 염료 항아리가 발효 환원될 수 있도록 온도를 유지했다. 이와 같은 온돌방 쪽 염색 문화는 한국만의 방식으로 다른 나라의 쪽 염색 기술과 차별화된 조상들의 지혜이다.

 

한편, 쪽 염색은 쪽 염료와 기온에 따라 염색물의 색깔이 달라지는 등 염색조건에 따른 염색성과 색상 변화가 풍부하다. 그러므로 겨울철에 염색한 천은 여름철에 염색한 천과 색깔이 다소 다른 점등 차이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나주에서 행해진 ‘온돌방 쪽염색 방법’은 우리나라 전통적인 문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과 함께 겨울에 온돌방에서 쪽 염료를 발효 환원시켜서 염색한 천의 색상에 관한 실증 조사를 통해 이론을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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