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대만 삼협(三峽, 쌴샤)은 강을 끼고 있는 옛 거리이며, 쪽문화가 발달했다는 점에서 나주 영산포와 유사한 점이 많다.
삼협 사람들은 과거 대만의 쪽염색 문화의 일번지였던 지역이라는 데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그 역사를 후 세대들에게 전승하기 위한 노력을 곳곳에서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삼협 시내에 있는 중원초등학교(中園國民小學)를 들 수 있다(사진 위 왼쪽). 중원초등학교는 건물부터가 삼협의 옛 건축물 디자인과 같은 형태로 건립되었다.
삼협의 옛 건물들의 전면은 기둥이 다섯 개가 기본이다(일제 강점기 때 건립된 구 나주 경찰서의 기둥은 세 개이다). 보통 지위가 높은 사람의 건물이나 중요한 건물은 기둥 수가 많은데, 중원초등학교 주 건물의 정면에도 많은 기둥이 있다.
중원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에게 쪽 염색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다. 교사들과 지역민들이 쪽 염색 모임을 결성하여 삼협의 쪽 염색 역사를 공부하고, 이것을 후 세대들에게 전달하고 보급하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학교를 방문했던 날 교장실의 응접 테이블에는 쪽 염색 테이블보로 장식되어 있었으며, 교장실 앞 게시판에는 학생들의 쪽 염색 활동사진이 붙여져 있었다.
학교에는 삼협의 특성을 살리는 것과 함께 학생들에게 삼협의 역사를 인식시키기 위해 쪽 염색실을 마련해 두고 있다(사진 왼쪽 아래). 쪽 염색에 관해 공부하고 보급할 수 있도록 마련된 시설물은 2,000년대 초반에 학교 건물의 건립과 함께 시설한 것으로 대만 전체에서 쪽 염색 시설이 제일 잘 갖추어진 학교이다. 시설은 사무실과 강의실, 쪽 발효실, 염색시설, 작품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강의실은 70평 정도로 넓으며, 강의실의 벽면에는 쪽 염액의 제조에서 염색까지의 과정이 그림과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
쪽 염액의 발효 및 염색실은 강의실과 연결되어 있으며, 50평 정도의 공간에 발효조가 설치되어 있다. 발효조 옆에는 염액을 교반할 수 있는 도구 등이 준비되어 있고, 벽면 쪽에는 염색 후 수세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 있다. 발효조와 염색 시설은 많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염색을 할 수 있도록 큰 규모이다. 전시실은 강의실 및 염색실과 연계되어 있다.
쪽염색 교육 대상은 학생들, 교사 그리고 학부모와 지역민까지 폭넓다(사진 오른쪽 위). 쪽 염색 수업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교과 과정에 있으며, 6학년 때는 자기 자신이 염색하고 만든 옷을 입고 패션쇼를 한다. 또 학생들, 교사와 학부모들이 만든 작품들은 전시실에 전시해 두고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게 해 놓았다(사진 오른쪽 아래).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쪽염색을 배우고 있는데, 그 이유는 선생님들이 먼저 배워야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학교 교사나 학생들이 신청하면 교육해 주고 있으며, 지역민들이나 삼각용문화협진회(三角湧文化協進會) 회원들이 이용하고 있다. 중원초등학교 교장에 의하면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쪽 염색 교육 내용은 우선, 삼협의 잊혀진 옛 문화를 복원하고 역사 교육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 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동아리에서 배울 수 있게 하고 있다.
나주 영산포는 삼협과 유사한 역사와 쪽 문화를 갖고 있으며, 현재도 쪽 염색 유적이 많다. 그러나 이것들이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잊혀지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지역민들 스스로가 지도상에는 물론 유적지에도 기념표식을 하고, 이야기를 정리하여 지역의 학교와 연대하여 후세대들이 지역문화를 알고,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했으면 한다.
외지인 및및 관광객들에게는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과거의 쪽 문화를 알 수 있게 하는 등 문화상품를 만들었으면 한다. 지역 학교에서는 말뿐인 특성화 교육이 아니라 지역의 쪽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염색을 배우게 하는 등 실질적인 특성화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13. 대만 타이완의 쪽 문화와 산업. 세오와 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