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청명(淸明)은 음력 3월에 드는 24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로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을 지녔다. 청명과 한식 시기에는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시작하는 등 1년 동사의 시발점이 된다. 

손 없는 날이라고 해서 택일을 하지 않고도 산소를 돌보거나, 묘지 고치기, 집수리 같은 일을 한다.

중국에서 청명절은 춘절, 단오, 중추절과 함께 4대 민속 명절이다. 

중국 한족 전통의 청명절은 약 2천5백여 년의 역사가 있으며, 성묘와 선조에게 제사를 지내는 날이며, 친지들과의 우의와 화목을 증진하기 위해 음식을 선물하고 먹는 날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청명절의 대표 음식은 한족(漢族) 전통 음식인 청명병(清明餠, 칭밍빙)이다. 청명병은 청명절에 만들어 먹고, 제사에 활용하는 것인데, 주로 상해(上海, 상하이), 절강(浙江, 저장), 강소(江蘇, 장쑤)성에서 많이 이용된다. 복건성(福建省, 푸젠성), 광동성(廣東省, 광둥성), 강서성(江西省, 장시성), 안휘성(安徽省, 안후이성) 및 기타 남방 일부 지역에서도 전통적으로 이용되는데,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상해(上海, 상하이)의 경우 청단(靑團, 칭투안)이라는 푸른색의 떡을 먹는다. 떡쑥의 즙과 찹쌀을 섞어서 반죽을 만들고 그 속에 팥고물이나 대추를 으깨어 넣고, 갈댓잎 위에 얹어서 쪄먹는 떡이다. 귀주성(貴州省, 구이저우) 안순둔보(安顺屯堡, 안순툰방) 지역에서는 떡쑥과 밀가루를 섞은 것에 채소 소를 넣은 청명채파(清明菜粑, 칭밍차이바)를 만들어 먹는 문화가 있다.

사천(四川, 쓰촨) 지역에서는 떡쑥과 밀가루, 고추 등을 함께 넣어 납작하게 빚어 기름에 지져 먹는다. 청명병은 이처럼 지역에 따라 조리 방법이 다소 다르나 떡쑥이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 떡쑥은 나주에서 제비쑥으로 불리는 식물이다.

나주에서 제비쑥으로 불리는 떡쑥이 중국에서 청명절에 사용된 역사는 2,000여 년 전의 주나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떡쑥이 사용된 배경에 대해서는 태평천국(太平天國, 1850년에서 1864년까지 중국에서 벌어진 대규모 내전)의 장수 이수성(李秀成)이 청나라 병사에게 쫓기고 있을 때 근처의 농민이 청단(靑團)을 만들어 이수성을 도왔고, 후에 이수성이 청단(靑團)을 만들어 활용하도록 명령하고, 먹은 데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떡쑥이 호흡기 질환, 이질 등에 효능이 좋은 데서 사용되었다는 설도 있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청명절의 떡으로 사용되어 온 청명병은 제사에 사용하는 양이 줄어드는 등 관련 풍속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직접 만들기보다는 제과점에서 예쁘게 만들어 포장된 청단이나 과자를 사서 사용하거나 친지에게 선물하는 일이 흔해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새로운 패션 음식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단오 때 댓잎으로 싼 '쭝쯔'라는 떡이 많이 이용되는 가운데 서국초(鼠麴草)라 불리는 떡쑥으로 만든 떡도 이용되고 있다.

중화권에서 청명병(淸明餠)의 재료와 단오떡에 이용되는 서국초(鼠麴草)는 나주에서 제비쑥이라 불리며, 조상 대대로 떡 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나주제비쑥떡으로 불리는 이 떡은 그 자체가 매우 맛있고 귀하며, 전통성과 지역성이라는 자원이 풍부하다. 

국내에는 중국인들이 많이 체류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청명절 음식뿐만 아니라 과자 등으로 제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도 확장성이 매우 크며, 식문화를 통한 문화 교류와 발전 가능성도 크다. 단오를 맞이해 수확기를 맞이한 떡쑥과 나주제비쑥떡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체계적으로 가꿔서 지역을 윤택하게 하는 데 활용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