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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워케이션 농업을 불러냈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1-02 11: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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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프랑스는 지난해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그리고 10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이동 제한 봉쇄조치를 내렸다. 경찰들은 시민들의 외출을 감시하고, 외출금지령을 어기면 벌금을 부여했다. 외국인들의 입국 금지 조치도 내렸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을 방제차원에서 이른바 3밀(밀접, 밀집, 밀폐)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지난해 말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62만425명, 사망자는 6만4632명을 상회했다.

 

프랑스에서 코로나19의 상황이 심각한 시기에 프랑스인 친구의 안부가 걱정돼 안부 인사 메일을 보냈었다. 1차 봉쇄기 때 보내온 답변은 “나는 프로방스 시골에 살고 있으므로 걱정하지 마세요”였다. 2차 봉쇄기 때 보내온 메일에서는 프랑스 정부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고, “봉쇄에 대한 저항 운동을 펼치겠다”라고까지 했다.

 

프랑스인 친구는 유체역학을 전공한 공학박사이다. 전공은 공학이지만 시골에서 지역의 예술가들과 함께 다양한 식물과 동물을 키우고 여행하는 등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고 있다. 특히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한국에서 1개월 가까이 여행했으며, 한 시기에 알게 되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프랑스인 친구는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렵게 된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나 정부에서 시골에서 생활하는 삶까지 지나치게 간섭한다”라고 했다. 이것은 프랑스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이 심각한 지역에서도 농촌에서는 코로나19의 감염 영향이 비교적 적음을 나타내는 사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주로 수도권과 대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대도시는 농촌에 비해 단위 면적당 많은 사람들이 생활하다 보니 3밀이 되고, 감염에 대한 불안이 많다. 도시민들에게 도시만이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고 해도 경제와 문화 활동의 터를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에서는 사람들 간의 접촉 빈도를 낮추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온라인 수업, 상업, 이벤트 문화 활동의 중지 및 제한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외출하는 순간 사람들과 만날 수 밖에 없는 것이 대도시의 생활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대두된 것이 재택근무이며, 프랑스에서는 재택근무가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재택근무는 이미 10여 년 전에 시작되었다. 그 출발계기는 업무의 효율성 증진과 근무지 이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 감소였으며, 2012년 3월에 근로자와 고용인이 협의를 통해 ‘재택근무(teletravail)’를 활용할 수 있는 법을 제정했다. 말라코프 메데릭(Malakoff Mederic)기업이 발표한 ‘2018재택근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근로자의 29%가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활용하고 있으며, 대기업에서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는 이것이 기반으로 작용해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조치에도 기업의 업무 차질에 의한 피해가 적다고 한다.

 

재택근무는 집에서 근무한다는 뜻이지만 근무자가 근무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회사가 아닌 곳에서 근무하는 형태로 장소는 집 외에 휴양지 등에서도 이루어지면서 워크(work)와 휴가를 뜻하는 버케이션(vacation)의 조어인 워케이션(Workation)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워케이션은 휴가를 보내면서 일을 한다는 의미가 강하지만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도시의 집에서 답답하게 일을 하는 것 보다는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들 간의 접촉 빈도는 낮고 그만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도가 낮은 농촌에서 일을 하는 것에 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농촌에서 지내면서 본업(농업외의 일)을 하는 것, 농촌에서 워케이션을 제공하는 형태를 워케이션 농업이라 할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빠르게 촉진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불러낸 웨케이션 농업, 재택근무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도 새로운 직장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워케이션 농업은 더욱더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가와 농업 관련 기관에서는 이 흐름을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0. 농박 × 워케이션 적지 전남. 전남인터넷신문(12월 29일 칼럼).

허북구. 2020. 워케이션 농업, 전남 농업의 활력소로 삼아야. 전남인터넷신문(12월 29일 칼럼).

허북구. 2021. 워케이션 농업, 전남서 본격 추진 바란다. 전남인터넷신문(1월 1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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