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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과 일본 도쿠시마현의 안테나숍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2-10 1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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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안테나숍(antenna shop)은 메이커나 도매상이 소비자의 선호도나 반응 등을 파악해 상품개발 및 판매촉진방안에 활용하기 위해 개설한 직영점이다. 전략점포, 파일럿숍이라고도 불리는 안테나숍의 개설은 신제품의 판매전 시장과 수요 조사, 광고 효과 측정을 위해 개설하는 경우와 의류 등 유행에 민감한 상품에 대해 소비자의 반응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안테나숍은 주로 패션 의류 분야에서 많이 적용되지만 최근에는 농업분야에서도 개설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농업분야에서는 지자체가 지역에서 생산된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 제품 판매를 위해 안테나숍을 개설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자체로는 충북, 경북 등 농업비중이 많은 지자체이다. 충북의 경우 2015년 처음 안테나숍을 개설한 후 도내에 4개를 개설한 한 후 지난 11월에 지역을 벗어나 서울 사당역에다 5번째 매장을 개설했다. 이 매장의 시설 임대료는 서울시에서 부담하며, 판매 품목은 장류, 와인, 약주, 들기름, 참기름, 대추차, 과일즙, 한과 등 36개의 인증제품이다.

 

경북도는 2015년부터 안테나숍을 직거래 장터 형태로 운영해 오고 있는데, 지난달 25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지하1층에 6차산업 제품 안테나숍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제품은 49개 업체의 버섯, 한과류, 전통 장류 등 400여개이다.

 

이외에 전북, 충남 등 여러 지자체에서 농특산물의 안테나숍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다. 전남 또한 2016년에 롯데백화점에 전국 첫 6차산업 안테나숍 개설을 했고, 전남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가 주축이 되어 나주혁신 도시 등지에다 안테나숍을 개설하는 등 적극적이다.

 

안테나숍은 이처럼 농업에서도 익숙한 단어와 매장이 되었지만 원래의 기능과는 벗어난 점이 많다. 현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안테나숍은 판매 품목 측면에서는 주로 여러 농가가 생산한 가공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형태이다. 운영은 직거래장터 혹은 전시 판매 매장 기능이 강하다. 상품은 회전이 빠른 것만 보충할 뿐이지 제품 하나하나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생산자에게 전달되는 기능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자체가 안테나숍을 직영으로 운영할 경우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보조금이나 홍보 측면에 비중을 두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그렇지만 일본 도쿠시마현(徳島県)에서 운영하는 안테나숍은 우리나라의 6차산업 제품의 안테나숍과 다른 점이 많다.

 

도쿠시마현은 일본의 지자체 중 처음으로 1997년에 오사카 중앙구에 ‘도쿠시마현의 가게’라는 안테나숍을 개설하고, 도쿠시마현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채소 등을 판매했다. 이 매장은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도쿠시마현의 안테나숍은 공익사단법인 도쿠시마물산협회(徳島県物産協会)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시대가 변함에 따라 운영 형태도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농특산 가공품을 단순 전시하는 판매라면 도쿠시마현 안테나숍은 지역의 신선 농수산물을 포함해서, 가공품, 공예품 등 4,000종류가 넘는 종류를 주요 도시의 안테나숍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상품 구색 측면에서는 현재 국내 시군에서 운영되고 있는 로컬푸드판매점이 확장된 개념이다.

 

도쿠시마현은 지난 8월에도 케이한신(京阪神) 지역에 ‘간사이의 부엌’으로 불리는 안테나숍 ‘턴테이블(TurnTable)’을 개설했다. 이곳은 다른 도시에서 숙박형 안테나숍의 성공에 의한 것이다. ‘음식과 라이프스타일’을 테마로 호스텔과 레스토랑 병설로 축산물, 농산물, 수산물의 브랜드를 모아서 판매하는 것과 함께 숙박, 식당 등 복합형 집객 시설이다.

 

턴테이블 안테나숍은 특산물의 판매 외에 정보를 발신하고 내점객들에게 특산물, 음식 및 숙박을 통해 도쿠시마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숙박시설은 도쿠시마현의 방문과 연계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도쿠시마현이 주요 도시에서 운영하는 안테나숍은 과거와 달리 대형 할인점 및 편의점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제철의 농림 수산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시에 도쿠시마현의 농수산물, 공예품 등의 판매에 기여하고, 도쿠시마를 알리고, 관광객의 유입을 돕고 있다.

 

도쿠시마처럼 지방에 있으며, 농수산물의 대표 산지인 전남에서는 도차원에서 나름대로 전남산의 농수산물 판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남의 안테나숍보다 진일보한 도쿠시마현의 안테나숍을 벤치마킹하고, 전라남도와 우리나라 실정에 맞도록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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