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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산물, 코로나 19 계기로 파는 방식 혁신해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5-12 10: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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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농산물의 구매 패턴이 달라졌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내놓은 ‘코로나 19 영향 농식품 구매 패턴 변화'에는 그 내용이 잘 나와 있다. 보고서 내용 중 눈에 띠는 대목은 온라인으로 농식품을 구매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늘었다는 점이다. 신선식품의 온라인 구매는 코로나 발생 이전에 14.0%였던 것이 19.7%로 늘었다는 것이다. 이점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과 원거리에 있는 전남에서 특히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금까지 농산물의 유통 채널은 중앙집권형의 대형 오프라인이 대세였다. 대형 오프라인에서 농식품에 대한 평가는 원산지, 가격, 외형, 칼로리 등 소비 영역으로 한정되어 있다. 소비 영역의 부각에 따라 생산 영역의 정보는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1차 산업이 다른 산업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생명을 가꾸는 것이다.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병충해에 감염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 이것에는 드라마가 있다.

 

생산자들은 이 드라마틱한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방법이나 농약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처 하지만 외관으로 잘 나타나지 않는다.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주로 외관, 가격 등으로 상품가치가 매겨짐에 따라 비용과 노력을 들여 친환경적으로 재배해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편이다. 제대로 보상 받기 위해서는 생산물의 가치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생산자들은 대부분 출하하면 끝이다. 이것이 관행이었고, 전남의 생산자들은 대도시 소비자와 원거리에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랬다.

 

그런데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유통 환경에 변화가 생겼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 19로 ‘외식을 줄였다’는 소비자는 82.5%로 조사됐다. 배달음식 주문 횟수를 줄였다는 대답은 47.3%로 나타났다. 대신 농식품을 구입해 직접 조리해 먹는다는 응답은 83%에 달했다.

 

농식품에 대한 온라인 구매 증가와 함께 가격 중시형의 업소 구매가 감소하고, 건강 중시형 가정 소비량이 늘어난 것이다. 가정에서 온라인 구매가 증가한 점은 생산자와 생산품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에 가격이 붙여진 제품만 놓여있던 것 대신 온라인을 통해 농장의 전경, 생산의 모습, 농산물의 재배와 출하 광경을 보여 줄 수 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원하는 품질, 위생적인 생산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렇게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신뢰가 쌓이게 되면 가격과 외관만이 중시되는 중앙집권형의 유통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생산자들은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 19 확진자 발생은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다. 언제 다시 2차 유행이 올지 모르며, 그에 따라 중앙집권형의 유통이 마비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기회에 파는 방식의 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중국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馬雲)의 반생을 그린 ‘알리바바, 마윈의 집’의 저자인 던컨 클라크는 알리바바의 성공 배경에 대해 2003년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유행에 따른 온라인 수요가 증가한데 있다고 했다. 알리바바가 성공했던 것은 ‘사스'라는 역풍을 재빨리 순풍으로 바꾼데 있다는 것이다.

 

지금 전남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판매 방식도 코로나 19의 역풍을 순풍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전라남도와 전남농업기술원은 농가와 농협에만 맡기지 말고 문제의식을 갖고 나서야한다. 일방적 지원이 아니라 농가 스스로가 파는 방식을 시대에 맞게 혁신하고,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환경 정비와 기술 지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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