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천년 조미료 / 김충경 - kbs 인간극장 '아주 오래된 연인'
  • 기사등록 2020-01-29 13:50:38
기사수정


곡성군 어느 외딴 마을에
허리 엉거주춤한 노부부가 마주 보고

절구질을 하고 있다

할멈이 절굿공이를 잡고 힘껏 내리치면
옆에서 지켜보던 할아범도 
덩달아 아랫배에 불끈 힘을 준다

쿵더쿵 쿵더쿵

쿵더쿵 쿵더쿵

바짝 말린 멸치, 새우, 홍합, 참깨, 표고버섯이

파란波瀾 같은 세월을 지난 울퉁불퉁한 절구통 속에서

땀방울과 함께 고루 섞여 빻아지고 있다

자식들에게 줄 조미료통에
아흔의 아버지가 떨리는 손으로
삐뚤빼뚤 '천년 조미료'라고 쓰고
천연 조미료라고 읽는다

우리 엄니 아부지 굳은살 깎아 만든

천연 조미료를 넣은 시래기 된장국에서 피어오르는
천년은 갈 것 같은 자식사랑

 

《약력》

강진 출생, 2015년《인간과 문학》시 등단,

목포문인협회·목포시문학회 회원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27187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보성군, 보성의 소리를 세계의 소리로! 제26회 서편제보성소리축제 시상
  •  기사 이미지 오늘은 우리들 세상
  •  기사 이미지 보성군·하동군 100년 이상된 고차수 식재 ‘다원결의’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