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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당신의 생명을 구하는 ‘피난 유도등’ - 벌교119안전센터 이재선
  • 기사등록 2019-03-05 08: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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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제천 화재 참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이 났을 때 화재진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원활한 피난 경로의 확보이다.

 

실제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대부분 전기가 끊기고, 유독가스와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힘들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빠르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 다름 아닌 ‘피난 유도등’이다.

 

유도등은 화재 발생 시나 정전 시에 대피자가 안전하고 원활한 피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피난구의 위치나 방향을 유도하는 전등을 말한다. 평상시에는 상용 전원에 따라 켜지고 정전이 되는 경우에는 비상전원으로 자동 전환되어 켜진다.  

 

유도등은 설치 위치에 따라 피난구유도등, 통로유도등(복도·거실·계단통로유도등), 객석유도등으로 구분한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피난구유도등’은 피난구 또는 피난경로로 사용되는 출입구에 표시하여 피난을 유도하는 등을 말한다. 녹색 바탕에 백색문자가 있는 표시면으로 보통 피난 경로로 사용되는 복도 또는 통로로 통하는 출입구 등의 바로 윗부분에 설치되어 있다.  

 

‘통로유도등’은 피난 통로를 안내하기 위한 유도등으로, 흰 바탕에 녹색문자로 피난구의 방향을 정확히 명시한다. 주로 소방대상물의 각 거실과 지상에 이르는 복도 또는 계단의 통로에 설치되어 있다. 바닥 매립형을 제외한 통로 유도등 표시면은 옆 방향에서도 그 일부가 보일 수 있도록 외함에서 10mm 이상 돌출하여야 하며 조명이 바닥면과 피난 방향을 비출 수 있어야 한다.  

 

‘객석유도등’은 객석의 통로, 바닥 또는 벽에 설치하는 유도등으로 극장, 공연장, 집회장, 유흥시설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도등의 표시면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기준에 의한 그림문자로 하며, 이용자가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비상문·EXIT·화살표 등과 함께 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한 대학 연구팀의 실험 결과 유도등만 보고 대피 방향을 찾는 실험에서 유도등에 그려진 사람의 뛰는 방향을 대피로로 잘못 인식한 사람이 전체 실험 참가자 67명 가운데 41명을 차지했다고 한다.

 

이처럼 유도등 속 인물의 뛰는 방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설치되는 유도등은 단순 그림문자에서 피난 방향을 표시하는 화살표 또는 글자를 함께 표기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으며, 특히 초고층 빌딩 및 대규모 시설을 중심으로 화재 수신기와 연동하여 그때그때 현장 상황에 맞게 피난 경로를 표시해 주는 IT기술을 활용한 동영상 구현 유도등 도입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도등 표시면의 색상을 녹색으로 표시하고 있다. 간혹 녹색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기도 하는데, 이는 주위 조명상태가 밝은 상태에서 낮은 상태로 변화할 시 인간의 눈이 최고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색상이 바로 녹색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푸르키네(Purkinje) 효과라 하는데 밝은 태양빛에서는 강한 빨간색 꽃이 눈에 잘 띄지만 해가 질 때 즈음에는 빨간 꽃잎은 어두워지고 상대적으로 푸른 잎이 더 잘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 때문에 우리가 흔히 위험, 경고 등의 의미로 사용하는 적색은 밝은 상태에서는 식별이 용이하지만, 화재 시 정전사고가 발생하거나 연기 등이 체류하면서 주변이 어두워지게 되면 식별하기 쉽지 않게 된다. 물론 일부 국가의 경우 표시면의 색상을 적색과 녹색으로 혼용하기도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위급한 상황에서 가까운 유도등부터 찾는 습관을 들인다면 무심히 마주하는 평범한 유도등은 언젠가 나의 생명과 직결되는 소중한 ‘생명줄’이 되어줄 것이다. 

- 벌교119안전센터 이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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