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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미래, 화룡점정.
  • 기사등록 2018-01-08 13: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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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동 회장
중국 당나라 초당사걸 중의 한사람인 왕발은 서기 650년에 태어나 17세 때 과거에 급제하여 고종황제 여섯 째 아들인 패왕 이현을 보필 하였다.

 

당시 조정에서는 투계(닭싸움) 놀음에 빠져 국정이 어지러웠는데 이를 개탄한 왕발은 서슴지 않고 이를 비난하는 격문을 지어 바로 잡으려 하였다.

 

왕발의 격문을 고종이 듣고 오히려 왕자들 간의 사이를 이간질 한다는 이유로 노하여 관직을 삭탈하였으나 추후 곽주의 참군으로 부임하여 극적인 회생을 하였다.

 

그럼에도 설상가상으로 큰 죄를 지은 관노 조달을 숨겨주었다가 이 사실이 들통 나면 신변이 위험할 것으로 판단하여 급기야는 죽음에 이르게 한 죄상으로 사형선고를 받게 되었다.

 

천신만고 끝에 가까스로 사면을 받았지만 아버지 왕복치는 이 사건과 연루되어 변방으로 좌천이 되었다.

 

왕발의 문장은 지극히 빼어나 글을 청하는 이가 많았으므로 글을 짜서 옷을 해 입거나 붓으로 농사를 지어 받은 금은 비단이 집안에 가득할 정도였다.

 

한편 당고조 이연의 둘째 아들인 이원영은 등왕으로 봉해져 홍주 도독으로 부임하던 서기 659년에 중국 강남의 3대 누각중의 하나로 유명한 등왕각을 장강의 지류인 감강 동쪽 언덕에 세웠다.

 

왕발이 25세가 되었을 서기 675년 위 누각을 홍주 도독인 염백서가 중양절을 맞이하여 재건하면서 수많은 빈객을 초청하여 크게 연회를 베풀고 사위 오자장을 시켜 서문을 짓도록 하면서 자신의 공로와 사위의 재주를 널리 세상에 자랑하려 하였다.

 

문장은 뛰어나되 불우하게 지내던 왕발이 교지로 좌천이 된 부친을 뵙고자 하던 차 꿈속에 강신이 나타나 “내일 등왕각을 중수한 낙성식의 연회가 있으니 참석하여 문장을 지어 이름을 내라”하므로 “여기에서 남창까지는 700리 인데 하룻밤에 어떻게 당도할 수 있습니까”반문하였다.

 

강신께서 “배에 오르기만 하면 내가 바람을 빌려 주겠다”하므로 그 말을 믿고 왕발이 배에 오르자 돛에 바람이 가득하더니 쏜살같이 달려 하룻밤 사이에 남창에 도착 하였다.

 

왕발은 당시 사륙변려체로 수려한 경관을 서정적인 묘사로 음운과 대구가 뛰어난 등왕각 서문을 지음으로써 시대를 초월한 대가의 자리를 매김 하였다.

 

다음해 아버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배에서 떨어져 익사 하였는데 등왕각 서문을 뒤늦게 살펴본 고종은 또다시 왕발을 등용하려 했으나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왕발은 길지 아니한 일생을 살아가면서 매끄러운 시구를 거침없이 토로하여 까마득한 세월의 강을 건너 오로지 영예로운 이름만을 만방에 떨치는 찰나의 삶으로 점 하나를 찍었다.

 

왕발이 후손들의 가슴속에서 영생하도록 도운 마력은 강신의 선몽과 바람이었는데 알고 보면 인간과 자연을 사랑한 스스로의 굽힘이 없는 강건한 신념의 밑받침이 있었다.

 

다사다난 하였다 해도 정말 격랑과도 같았던 촛불 정국과 거침없는 북한 핵무장의 질주 속에 미국을 비롯한 유엔과의 마찰로 일촉즉발 전쟁의 먹구름이 밀려들던 정유년의 해가 미련 없이 저물었다.

 

삼라만상의 이법에 의하여 지구 반대편으로 속절없이 침몰하였던 태양이 민족의 미래를 밝힐 요량으로 새로운 얼굴로 장엄한 미소를 띠며 다시 치 솟았다.

 

반쪽으로 갈라선 국토의 동북쪽 강원도에서는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스포츠 동계대회의 대 향연이 수많은 우여곡절을 넘어 짜릿한 전율로 마주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은 한반도에 누구의 큰 뜻이 뭉쳐 축제의 장을 열어 위기의 동토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것인지 그저 신기할 뿐이다.

 

마침 인류의 대제전을 축복하려는 듯 비록 봄은 멀었건만 북쪽에서 따뜻한 소식이 전해지고 이와 보조를 맞추어 남쪽에서 보내는 화답에 의하여 오는 1월 9일 단절되었던 대화의 장을 다시 열게 되었다.

 

무력에 의한 의지의 관철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겨줄 뿐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님을 역사의 교훈을 통해 모두가 족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등왕각의 대 향연은 지금으로부터 까마득히 먼 수세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현세에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으며, 후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도록 경계를 그린 사람은 바로 왕발 이었다.

 

분단의 역사에 있어 민족의 미래를 활짝 열어 제치고 전 세계를 평화의 길로 인도할 사명을 그리는 화룡점정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그것은 하늘이 누구를 특별히 지목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누구 한사람이 억지로 방향을 틀어 찍는 것도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하늘과 땅의 정령들을 가슴속 깊이 소중하게 모아 오체투지의 염원으로 간곡하게 기원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한마디만 양보하는 자세로 초지일관 하다보면, 인간의 한계를 한순간 뛰어넘는 보이지 않는 바람에 실리는 염력이 누군가의 손을 살며시 들어 민족의 매래를 밝혀 공존공생 화룡정점의 대미를 찍는 가슴 벅차는 순간이 도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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