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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개의 풍월!
  • 기사등록 2016-02-02 15: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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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박사 문덕근
옛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글을 모르는 똥개도 서당 근처에서 학생들의 글 읽는 소리를 삼년 정도 듣고 따라 하면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 있다는 평범하지만 세상살이의 지혜를 일깨워주는 금언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지속적인 반복과 체험보다는 일시적으로, 아니면 배우는 순간에 머리로만 알고 외우는 즉 단순 기억 쪽에 치중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그래서 배움이 끝나면 무엇을 배웠는지, 아니면 배웠다는 사실조차도 어슴푸레한 순간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를 반복하고 잊지는 않은지요? 어쩌면 한 사람의 정체성은 보고 듣고 체험한 것을 기억해서 재생하고 확대하는 덩어리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 교육 현실의 폐부를 찌르는 증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몸에 체화되지 않은 것을 후학들에게 전수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하루에 최소한 한 번씩은 돌이켜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현장에서 어떤 것을 가르칠 때 직접 해보지 않은 것을 가르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이것은 아니다 라고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배운 것을 하려고 하면 몸이 말을 안 듣는다는 말들을 하는 것을 듣습니다. 운전을 배울 때에도 이론적으로 가르쳐주고 그대로 하면 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론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운전을 하고 있는 분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요즈음 세계적으로 미래핵심역량 기르기를 강조하고 있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동의합니다. 특히 강조하고 있는 역량으로 인성역량을 우선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갈등과 긴장, 폭력 등이 사람과의 불편한 관계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즈음 사람의 본질과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인문학이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인문학은 생존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역사를 읽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역사 속의 사람들이 그들이 처한 환경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대처하였는지를 현재 삶 속으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선현들의 과거 삶을 지혜로 만드는 것이 인문학 공부이며, 그래서 고전을 읽는 것은 역사와의 대화이며, 우리의 현실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논어에서는 공부를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배운 내용을 외워서 기억만 하는 공부를 ‘小成’으로, 배운 내용을 몸으로 익혀서 과거의 나쁜 습관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을 ‘大成’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배우는 지식이 몸으로 익혀져서 생활에 활용되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우리가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 기본은 날마다 접하고 있는 교과서에 나와 있는데 머리로만 기억하여 시험 점수를 잘 받는 데만 열중하지 않은가 하는 쪽으로 생각이 미칩니다. 교과서에는 인성역량으로 갖추어야 할 거의 모든 내용이 제시되어 있는데, 특별히 새로운 내용처럼 강조되고 있으니 일선은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몸에 익히려면 기억되어야 하고 그 기억을 의도적으로 반복하며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반복은 간헐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교사가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배운 바를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가르치는 시간보다 길어야 하며, 또한 시행착오의 과정 속에 자기만의 노하우가 싹트게 해야 합니다.

 

반복은 단순한 반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우리가 커피숍에 가서 메뉴를 선택할 때 생각이 잘 안 나면 많이 들었던 메뉴를 생각해냅니다. 그러한 생각에는 광고카피에서 보고 들었던 기억이 각인되어져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을 것입니다.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중요한 업무 방침은 700번 이상 얘기하라고 했습니다. 반복적으로 언급해야 지시 내용이 직원들의 머릿속에 남고, 필요한 순간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말과 행동의 변화도 말을 머리에 기억하게 해서 몸으로 익히는 반복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리더는 생각하는 변화의 주제와 여기에 필요한 업무 가치를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자주 언급해야 합니다.

 

필요할 때 떠오르지 않는 지식이나 정보는 의미가 크게 없는 것이지요. ‘어린 시절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말씀이 있습니까?’ 처음 들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듣지만 행동으로 옮길 때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을 할 것인지를 크게 제한하게 합니다.

 

세상과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인간관계에서 나옵니다. 이렇게 중요한 인간관계는 반복에서 기인합니다. 자주 보고, 문자하고, 전화하고, 식사 등도 하는 습관의 반복에서 시작합니다. 세상과 사람과 사물 간의 얽힘을 풀어가는 마스터 키는 반복하기입니다. 그 중에서도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반복하기가 강조되어야 합니다.


콩나물에 주는 물이 대부분 빠져나가지만 콩나물은 적셔져 내려가는 물에 조금씩 자라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 또한 어른들의 잔소리를 먹고 무럭무럭 자랍니다. 내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반복하면 동상이몽 하는 가족, 직원이 아니라 한 배를 탄 동지를 옆에 둘 수 있는 上下同欲의 조직과 가정으로 거듭날 것입니다./敎育學博士 文德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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