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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긍정의 아이-수학 천재가 되다!
  • 기사등록 2015-01-07 15:03:49
  • 수정 2015-01-07 22: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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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용국
“선생님,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무슨 부탁이신가요?”

“우리 아이가 수학을 아주 못하네요. 수학을 잘 가르쳐 주세요. 여기는 학원도 없고......”

“하하하 안심하세요. 저도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제가 열심히 가르칠 테니 아이에게 수학을 잘하느니 못하느니 그런 말씀을 절대로 하지 마세요. 그냥 기다리시면 돼요.”

 

한국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방학 때도 쉬거나 마음껏 놀지 못하고 공부를 하게 된다.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해 가는 학생은 즐겁고 보람이 있지만, 그렇지 않는 아이들은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거나 심지어는 고통스러워한다,

내가 이 아이의 수학 공부에 대해 부모님께 장담을 했던 것은 아이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품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날마다 2학년인 이 아이의 일기를 읽고 파안대소했다.

‘오늘은 동생과 싸웠다. 동생이 심술을 부리고 대들어서 몇 대 때려 주었다. 엄살을 피우면서 크게 울었다. 그래서 아빠께 회초리를 맞았다. 너무 아파서 나도 앙앙 울었다. 오늘도 참 즐거웠다.’ 날마다 일기 맨 끝의 문장은 ‘오늘도 참 즐거웠다.’로 마무리를 했다.

 

수학 시간, 받아올림이 있는 두 자리 수 덧셈이다. 선수학습으로 10의 보수를 이해하고, 암기하고 있어야 한다. 이 아이를 위해서 전체 학생들에게 10의 보수를 복습시킨다. 선생님이 “1” 그러면, 학생들은 “9”하고 대답을 한다. 선생님이 “6” 그러면, 학생들은 “4”하고 대답을 하고. 아직도 잘 모르는 학생은 손가락 10개를 쫙 펴 놓고 그것을 보면서 하도록 한다.

전체 학습이 끝나면 개별적으로 확인을 한다. 잘하는 학생에게는 질문을 빨리빨리 하고, 못하는 학생에게는 천천히 한다.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 다음에 더해야 할 두 수를 보고 더해서 10이 넘는지? 그러면 어떤 수를 10으로 만들어서 올려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이런 과정이 알고리즘이고, 이 알고리즘을 이해하면 받아내림이 있는 두 자리 수 뺄셈의 원리를 스스로 깨우쳐서 혼자 풀어낸다.

나의 적성이 문과쪽이라 학창 시절에 수학이 어려웠다. 그래서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방법을 궁리하게 되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을 가르쳐 주신 선병팔 은사님을 본 받았다. 수학을 아주 재미있고, 힘차게 가르쳐 주셨기에, 그때 선생님께 배운 것들은 반세기가 지났어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 아이가 문제를 잘 푸는 지 가만히 살펴본다. 머뭇거려도 한참을 기다려 준다. 아이가 “이-씨” 하며 어색하게 웃으면서 나를 바라본다. 그때 같이 10의 보수부터 차근차근 확인하고, 알고리즘 단계를 밟아 간다. 몇 문제를 풀다보면, 어느 순간에 아이가 큰 소리를 친다.

“됐어요. 선생님 가셔도 돼요.”

“정말? 그럼 다른 아이 가르치고 올게. 이 문제를 풀어놓을래?”

“좋아요.”

순회 지도를 하고 다시 가서 가만히 살펴본다. 잘 풀었다.

“얘들아, 대성이가 문제를 잘 풀었어야. 깜짝 놀랐다.”

아이들이 눈이 둥그렇게 뜨고, 대성이를 쳐다본다.

“정말이라니까! 대성아 칠판에 나와서 풀어볼래?”

조금 쉬운 문제를 써 준다. 대성이는 의기양양하게 푼다. 승낙을 받고 제일 어려운 문제를 내준다. 그것도 척 풀어버린다. 아이들이 “와!”하고 함성을 지른다.

“와! 우리 대성이가 수학 천재야!”

나는 대성이를 천하장사처럼 등에 업고 교실을 한 바퀴 돈다. 아이들이 박수를 쳐 준다.

그날 대성이가 숙제로 문제를 내 달라고 했다. 내가 3문제만 풀어오라고 하니, 10문제를 부탁한다. 다음날 또 대성이가 수학 천재임을 칭찬했다.

2년 후 내가 다른 학교로 전근을 했는데, 대성이 엄마께 전화가 왔다. 4학년인 대성이가 군 대표 수학 영재로 뽑혔단다. 아이의 절대 긍정이 이룩한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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