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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인 오주 원장의 결단
  • 기사등록 2014-11-05 18: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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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 광주광역시 교통문화연수원장이 3일 사표를 제출했다. 일신상의 이유가 전부였다. 윤장현 시장은 사표를 접하고 그의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도 임기가 남아있는 오 원장이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뜻밖이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왜냐하면, 명분에 강한 오 원장이 문제없이 떠날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되어왔기 때문이다. 곧은 성격인 그는 하자 없는 퇴진은 없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오비이락 식인지는 몰라도 광주시는 오 원장이 몸담은 광주시 교통문환 연수원이 비리가 있는 것으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 원장은 진퇴에 대한 긍정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되레 직위 유지 의지를 다지는 듯 사퇴 압박에도 초연한 채 간부 회의도 참석하지 않아 논란의 대상으로 부상되었다. 그러다 예상 밖에 자리를 물러나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오주 원장의 경우만으로 세태를 둘러보면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는 동정심이 인다. 광주시의회 의장을 지냈고 지역에서 오피니언 리더로 군림해왔던 경력을 생각하면 사퇴 압력은 자존심을 심히 손상하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오주 원장은 광주시 정권이 바뀔 때 명예로운 퇴진을 계산하고 있었을 것인지 모른다.

 

그런데 떠나라는 여론이 일자 반발심이 일어 퇴진을 유보했지 않았을까 싶다. 오 원장의 사퇴는 윤장현 시장이 이끄는 광주시정의 원활한 진행을 바라는 오 원장의 대승적 결단의 동력이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오 원장이 임기 3개월여를 앞두고 사퇴한 것은 유사한 사정에 놓여있는 시 산하기관장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의 뚝심으로 보아 버틸 것으로 믿어왔던 기둥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그는 왜 떠났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의문이 든 것은 그의 명예를 존중하는 강단진 성격 때문이다. 지금껏 버틴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위상과 과거의 광주를 대표하는 지위를 의식 광주시를 위한 자신의 감정을 자제한 결단으로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면 떠나라는 주문이 부당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산하기관은 알다시피 정무직이다. 정무직이라는 게 시장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장 인사권에 따라 자신의 직위가 부여됐다면 시장이 바꿨다면 당연히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순리고 예의이다. 마치 부당한 압력, 자기 사람 챙기기라는 여론에 편승하려 한다면 자기모순이고 위선이다. 오주 원장은 이점도 고개를 끄덕여 결론의 근거로 삼아 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의 결단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잘했다는 반응이다. 그에 대한 부정적 보다는 긍정적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뜻이다.

 

오주 원장의 속내를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시 산하기관은 정무직이기 때문에 시장이 바뀌면 떠나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재적으로 결론짓고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선출직이 존재하는 한 자신과 호흡이 맞은 인사를 요직에 두려는 속성은 변할 수 없다. 그래야 시장 업무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고 사회와의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 강운태 전 시장 시절에는 자기 사람 챙겼으면서도 남이 시장하니까 저 사람만 챙긴다고 비난한다면 그런 위선은 없다. 내사람 세워야 하는 선거직에서 보이지 않는 불문율이 바로 정무직이다.

 

강운태 전 시장하에서 채용된 기관장들은 용단을 내려야 한다. 임기가 얼마 남아 있든 떠나는 게 순리다. 호흡이 맞지 않는 사람들끼리 속내를 말할 수는 없다. 시정도 호흡이 맞는 사람끼리 속말을 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그런 대역이 정무직이다. 강운태 시장이 임명한 산하기관장은 떠나는 게 순리에 맞다. 그래서 오주 원장의 결단이 돋보인 것이다.

 

시인 길 내 환

뉴스호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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